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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초스압) 넨도들의 <그래픽카드 ??? 해버리기> 대작전

볼그
2025-05-19 17:53:50
조회 72
추천 10
원본 URL https://gall.dcinside.com/m/bocchi_the_rock/1690921



이건 자신들에 대한 관심을 잃은 주인에게


넨도들이 메세지를 전하는 이야기







"저... 저기 다들 모여주셔서


고... 고마워요"



"니가 불렀냐? 내가 불렀지!


그래서, 애들은 다 모인 거야?"



"좀처럼 잘 안나오시는 디즈니 분들까지 오셨으니까


아마 다 오신 거 같아요.."



"...최근 주인 상태가 심상치 않은거 다들 알고 있지?


예전에는 택배 하나 받아들고 하루 종일 기뻐하면서,


사진 찍고 올리는데 8시간씩 쓰던 양반이


이젠 개봉도 안한 넨도로이드로 저렇게 벽을 쌓아두고 있으니깐 말야.."



"이대로 있다간, 우리


싹다 중고장터에 팔려나갈껄?


너네 그렇게 되긴 싫지!?"




"그런 의미에서 바로 저게 오늘 작전의 목표물이다!


저 멍청한 기계가 주인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저것만 갖다가 부숴버리면


다시 관심은 우리들에게 쏠린다는 거지~"




"그...그치만 그건 너무 위... 위험해!


그래도 주인이 애지중지하며


첫월급 받자마자 샀던 물건인데!


우리...가 너무 함부로 부수면... 그러면.."



"너네 바보구나?


고작 그래픽카드 하나 부숴버렸다고


우릴 모두 처분해버릴 만큼,


주인은 인정머리 없는 인간이 아니야.


과거를 생각해봐!


당근에서 줏어온 2만원짜리 아쿠아 하나로도


주인은 수백 장이나 사진을 찍으며 함께 울고 함께 웃었잖아?


...그리고 그 때 그 시절이 조금은 그립지 않아?


휘황찬란한 소품도, 넨도도 피규어도 몇 개 없었지만


누가 시지키 않아도, 가장 열심히 그리고 가장 재밌게


사진을 찍었었던 그 시절이..."



"...그래 맞아, 우리가 세월이 지나 하나 둘 사라지고


누구는 하자가 생기고 누구는 망가지듯,


주인의 마음 또한 변해가겠지...


그건 바꿀 수 없어


변해가는 건 우리 뿐만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할 순 없는 거잖아?"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없단 건,


그런 것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하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우린!


끝까지 주인과 함께할 거야!!"



???: 그 작전, 우리도 같이 해도 될까?



"에에에에엣?!"



"주인이 온갖 쌩고생하며 만들었던


<나만의 넨도로이드 만들기> 시리즈 주인공들이잖아?"



"...사실 우리도 마냥 손 놓고 있던 건 아니었어


다만, 계기가 필요했을 뿐


주인이 다시 한 번 우릴 돌아봐 줄 계기


한번 쯤 멈춰서서 뒤를 돌아볼 계기"



"그래픽카드를 어떻게 해버리겠다며?


너네같이 중고로 팔리기 좋은 애들이 그런 짓 했다가 들키면


순식간에 집에서 사라져버릴걸?


그러니 장터에 팔아버리기도 애매하고,


제작할 때의 추억까지 있는 우리가 그 역할 대신할께"



"1세대 뒷방 늙은이들인줄 알았는데...


낭만 하나는 넘사벽이잖아!?"



"언젠간 해야될 일이었을 뿐이야


자 그럼 다들 움직일까?"



"총작전 지휘는 나 극교복 마코가 맡는다!"



"부관으로는 머리 도색이 까져서 사이 좋게 장식장 구석에 박혀있던


레베카와 할리퀸을 데려가겠어!"



"라푼젤은 주인이 언제 돌아오는 지


동향을 살피다가 우리에게 가차없이 알려줘!"



"성공할 지, 실패할 진 모르겠다만,


한 마음 한 뜻으로


다들 멀쩡히 살아서 재회하자!


...아 그리고 그래픽카드를 제거한 후에 추가로.......(중략)"





















그날 저녁) 퇴근하고 돌아오고 주인이 본 풍경



??? 아니 이게 왜 밖에 꺼내져 있어??



"이제야 왔구나?


네가 우리들에게 신경도 써주질 않고


허구한 날 방에 틀어박혀 게임만 하니까!


홧김에 내가 컴퓨터에서 빼버렸어"



...그래서 고작 그런 이유로


이걸 이렇게 못쓸 정도로 망가트려 놨다... 이 말이지?



"각오하고 벌인 일이야


...조금은 우리들의 심정을 알아줬으면 했으니까"



그래 잘 알겠고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


이 ㅆ발롬들아



"풉? 벼엉신 ㅋㅋㅋ"



"너 말이야, 지금 그걸로 행복해?


좀비처럼 일어나서 퇴근하고 집에 오면 게임이나 깔짝하다


그대로 취침, 다시 일어나면 출근이지"



"이건 뭐 넨도로이드만도 못한 인생이잖아?


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양반이 왜 저래, 급발진 멈추어어ㅓ어어어!!!)



"지하철타고 30분이나 가서는


넨도 하나 줏어들고 이런 표정으로 집에 들어오던게


바로 엇그제 일 같은데,


....이젠 기억도 안 나나 보지?"



그래 넌 하자도 많고 데려왔을 때도 하자품이었지?


장터에 내다팔긴 아까운 녀석이네


이대로 창밖으로 떨궈줄게



참 열심히 모았었는데...


그런 놈들에게 통수를 맞다니


세상 참 오래 살고 볼 일이야



...너도 잘가라


어차피 외지로 취업하면 버려야 될 물건이었어


가지고 있는 것만 해도 내겐 너무 벅차






















그건 아주 사소한 계기로 발견했었다


이삿짐을 꾸리고 짐을 정리하던 와중에 발견한 물건



RTX... 4080??



아니 대체 하이엔드급 그래픽 카드가


어떻게 우리 집에...?



....아쿠아?







"우리가 처음 웃긴 컨셉으로 사진을 찍었을 때를 기억해?


소품 박스가 없어서


안쓰는 흰색 상자 두개를 이어 붙여서


네가 직접 농협 로고를 그렸던 날 말이야


그때 정말 재밌었는데..."



"배경지를 처음 샀던 날 기억나?


바닷 속 풍경을 찍겠답시고 무턱대고 구매한 배경지,


이거 덕분에 많이 웃었었지"



"괴로울 때나 슬플 때나


우린 함께 웃고, 함께 울었어"



"디즈니를 처음 모으겠답시고,


무턱대고 폰게임부터 끊고 절약을 하기 시작한 네 모습을 바라보는 건


우리들에게 있어서 축복이었지."



"..있잖아, 그 4080을 우리가 어떻게 구했게?


니지카 자매는 각자 몸체와 루즈들을 팔았어"



"캡틴은 기꺼이 방패를 내줬고"



"잔느는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전차를 팔았지"



"작은 노력, 하지만 소중한 바람이 담긴


그 티끌들이 모여서 태산이 됐고,


어느새 네게 선물할 그래픽카드를 살만한 돈이 되어 있었어


...비록 우리에겐 남은게 거의 없었지만


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이걸 구해다주고 싶었냐고?"



"너에게 있어 소중한 건, 우리에게 있어서도 소중한 거니까


분명... 앞으로도 많은 일이 있을 거야


힘든 일도 있겠지, 세상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서


무기력해질 때도 있겠지.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함께 보냈던 짧은 시간들에 담긴,


열정, 소망, 기쁨과 슬픔, 그리고 노력들은


네가 어른이 됐을 때 보물이 될 거야"



"그러니 우린 언제까지나 여기서 널 기다리고 있을 거야


네가 미로에서 헤매고 있을 그 순간에...


세상의 파도 속에 흔들려, 잠시나마 과거에 의존하고 싶을 때,


네가 우리와 함께 했던 나날들을


소중히 떠올릴 수 있도록


기쁘게 추억할 수 있도록


항상 기억 속 네 곁에 있어줄게"



-아쿠아 및 넨도로이드 일동







요즘 취업 문제로 바쁘기도 하고


현생에 붙잡혀서 사진도 잘 못찍고 피규어는 사는 대로 방치하다 보니까


뭘 해야될 지, 뭘 하고 싶은 건지도 막막하다가


불현듯 "내가 과연 5년 10년이 지나도 이렇게 넨도로이드들과 즐겁게 사진을 찍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가서


글 한편 써봄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며 변해가듯


넨도로이드도 결국 시간이 지나 변해가겠지


아쉬움이 후회로 변색되지 않도록


열심히 사진을 찍어 즐거웠던 흔적을 남겨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