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창작]
소설) 너가 없으면 나도 있을 필요 없어 - 2편
이쿠요사랑해
2025-07-31 02:14:52
조회 101
추천 10
원본 URL https://gall.dcinside.com/m/bocchi_the_rock/1754651
시발.
시발시발시발시발!!!
나는 키타쨩과는 썸 관계였다.
아마 같은 대학에 진학한게 큰 요인이겠지.
대학 수업이 끝나면 키타쨩이 알아본 여러 카페들을 둘러보거나.. 옷을 구경하러 옷가게를 가거나..
음.. 인형뽑기를 하거나.. 인생네컷을 찍거나..
여러가지 데이트를 했는데, 흥미 있던건 별로 없었다.
이게 인싸와 아싸의 차이인 것 일까.
그래도 키타쨩이 항상 즐거워하는 것 같아서 어울려 주었다. 그녀가 행복한 미소를 짓는 것만 봐도 덩달아 행복해졌으니까.
하지만 그런 상황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니지카쨩이 어느날 라이브 하우스 알바가 끝나고 자신의 집에 초대했다.
니지카쨩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며 이것저것 얘기를 나눴다. 니지카쨩과 함께 있을땐.. 뭔가 포옹을 받는 느낌이었다랄까나.
그 이후엔.. 둘 모두 달아올라서.. 해버렸다. 인생 첫 섹스를.
니지카쨩과 하는 것은 분명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내 심장을 옥죄이는 죄책감.
이런게 바로 바람 아닐까.
그날의 나는 합리화를 시작했다.
자기방어성의 현실 도피를.
'키타쨩이나 나나.. 고백을 한적은 없으니.. 바람은 아닐꺼야..'
멍청한 생각.
같은 기간에 두 여자를 끌어 안는게 바람이 아니면 뭘까.
하지만 그때의 나는 성적으로 어렸고. 지금도 어리다.
그 이후로 키타쨩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키타쨩은 내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걸 눈치챈걸까,
데이트 중 내 눈치를 엄청나게 살폈다.
마음을 잘 읽지 못하는 나조차도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아뿔싸. 들켜버렸구나.
니지카쨩과 육체적인 사랑을 나눌때마다. 죄책감은 쾌락으로 대체되었다.
키타쨩의 마음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키타쨩은 근데 나에게 화를 내기는 커녕, 오히려 나를 골방에 묶어두고 내 앞에서 웃고있는 것 아니겠는가.
내 상식선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광경.
그 후에 일어난 일은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봇치쨩, 눈 감아."
시키는 대로 해야 빠져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 어떤 고통이 찾아올까.
느껴지는건 고통이 아니였다.
내 입술과 키타쨩의 입술이 박치기를 하며 느껴지는 야한 촉감.
키타쨩은 내게 키스를 했다.
키스는 익숙했다.
니지카쨩과 결합되어 있을때는.. 거의 항상 입술을 맞대고 있었으니.
그렇지만.. 지금은 키타쨩이 내게 화를 내야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나 잘 챙겨준 여자가 바람이 났는데.
왜 해를 끼치지 않고 화를 내지도 않고 사랑의 증표인 키스를 한 것인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키스는 꽤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
어쩌피 팔다리가 묶여 움직일 수도 없고, 저항할 수도 없었다. 그녀가 만족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방도가 없었다.
몇분간 뒤섞이는 소리가 나자 키타쨩이 얼굴을 뒤로 뺐다.
그녀와 키타쨩의 입술 사이에 긴 브릿지가 연결되었다.
"....봇치쨩.. 좋아해.. 그 누구보다.."
"근데 말이야.. 나는 봇치쨩을 이렇게 사랑하는데.
이렇게 아껴주는데. 왜?"
아. 이제 화를 받아낼 타이밍인가.
너무 무서워서 변명따위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
"죄..죄송해요.. 이 잘못.. 어떻게든 사죄할게요.."
"흐응.. 《어떻게든》 이라고?"
그녀의 눈빛이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마치 첫사랑을 마주한 소년만화 히로인처럼.
그리고 혼자 조그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봇치쨩의 마음. 잘 알겠어. 풀어줄게"
말이 끝나자 무섭게 그녀는 옷주머니를 뒤지더니 열쇠 하나를 꺼냈다.
곧 이어진 쇠사슬이 풀리는 소리.
손발이 자유로워지는게 느껴진다.
그녀의 화가 풀린 것일까. 이 두렵고 이상한 공간에서 나갈 수 있는 것인가.
그녀는 친절하게 문을 열어주었다.
문 밖으로 이어진 계단.
계단 끝에선 희미한 광원이 빛나고 있었다.
"저.. 정말 죄송했어요.. 그 때는.. 정말 철이 없었어요.. 술 잔뜩 마시기도 했고.."
키타쨩은 대답이 없었다.
표정으로 대답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마음 바뀌기 전에 어서 나가'
나는 천천히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발걸음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살면서 계단을 이렇게 빠르게 올라본 적은 없었다.
숨이 찰정도로 뛰어 올라갔다.
광원이 점점 가까워진다.
더. 조금만 더. 더 빨리.
그녀의 분노가 다시 끓어오르기전에...
드디어 목표로 하던 광원에 도착했다.
계단을 올라 둘러본 또다른 방.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여긴 내 방이잖아.
구조물부터 가구 위치. 침구류의 종류. 심지어 방에서 먹다 남은 음료수도 책상 위에 올려져있었다. 내 기타도 자리에 있다.
그런데 골방 문은 닫혀있었다.
난 저 골방을 사용할 때 빼곤 잘 닫아두지 않는다.
분명 마지막으로 집을 나섰을 때도 골방 문을 닫아놓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탈출이 우선 아닌가.
미세한 차이는 잘 모르겠다.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방문 손잡이를 잡고 흔들어보았다.
꿈쩍도 하지 않는 문.
아무리 세게 잡고 흔들어보아도 열릴 기미는 없었다.
방을 다시 둘러보았다.
다시 보니 이상한 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내 방에 창문은 다 어디갔는가?
창문이 있을 자리에는 심심한 벽만이 있었다.
그리고 잠깐.
내 방에는 저따구로 긴 계단과 숨겨진 방 따위는 없다.
뭐지?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이상하다.
마치 이 방은 내 방을 그대로 따라한 것 같다.
그리고 저 골방.
안에서 심각한 냄새가 나고있다.
썩어가는듯한 구역질 나는 냄새.
진정되니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나를 자극한다.
골방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골방 문이 스르륵 열린다.
나는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