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대회]

스포) 덴지군..사실 나도 독후감을 써본적이 없어..

응냨애호가
2025-10-29 16:37:32
조회 151
추천 10
원본 URL https://gall.dcinside.com/m/bocchi_the_rock/1818815

그래서 걍 썼음.


필력 구려도 걍 읽으십시오 휴먼.





타인과 몸이 바뀌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다들 한 번 쯤은 해봤을 것이다.


몸 바꾸기는 근대에 들어 100년 넘게 이어져온, 창작물에 있어 작가들의 개맛도리 소재이며,


필자 역시 와캬파농쭉도내S급미소녀가 되어 자기‘개’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겟 아웃]에서와 같이 사람의 뇌를 바꿔 끼우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몹시 서글플 따름이다.


거두절미하고 본 작품은 당연하게도 료와 봇치가 몸이 바뀌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내 얼굴로 그런 얼빠진 표정 짓는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

-6p, 료-


봇치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료는 한결같이 태만한 자세를 보였다.


이것은 료가 그녀의 금전감각 만큼이나 현실감각이 떨어진다는 것을 방증하는 자료이기도 하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이런 안일한 태도가


보는 사람을 복장터지게 하면서도 ‘이게 료긴하지..’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장르에서 몸이 바뀐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숨긴다.


하긴, 타인이 믿어줄리도 만무할더러 설명하더라도 미친놈 취급을 받기밖에 더하겠나.


뭐, 료가 아닌 봇치(in 료)가 세이카에게 설명한다면 그녀는 납득할지도 모른다.


닭장노괴 세이카 입장에서는 봇치가 무슨 짓을 하든 귀엽게 보일테니까.





하지만 작품에서 이들의 정체를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니지카와 키타였다.


그리고 외전의 진정한 재미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작품이 전개되며 내가 생각한 것은 작가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역시 캐릭터들의 개성을 잘 살렸다는 것이다.


특히나 봇치의 심리묘사와 그 대사가 아주 맛깔났다.


이러한 장점은 작가 본인이 봇치라는 캐릭터, 그리고 그것을 넘어 애니 전반에 대해 아주 갸륵한 애정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혹은 봇치에 대한 작가의 공감대에서 기인한 걸지도..





이 작품의 다른 장점은 독자들의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이 4장면을 꼽고 싶다.


-료(in 봇치)와 봇치(in 료)의 혼욕 장면-p39


-료(in 봇치)와 니지카의 식도락 장면-p57


-봇치(in 료)의 소신 발언-p70


-결속 밴드의 연주 장면-p94


해당 장면마다 멋진 일러스트가 들어있어 이입하기 좋았다.


p39에서는 료와 봇치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그들이 밴드에 대해 가지는 애정을 알 수 있었다.


료가 봇치에게 밴드가 좋냐며 갑자기 분위기를 잡을 때는, 조금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의미있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p57에서는 료에 대한 니지카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을 따라와준 료에 대해 고마워하는 니지카의 복잡한 감정을 잘 서술했다.


p70은 약간 어둡고 현실적인 분위기를 보여 색다른 자극이 되었다.


‘봇치 더 락’ 원작이 간혹 딥한 분위기를 보일 때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키라라 계열의 만화로써 그 상황을 개그로 대충 모면하고 넘어가는 등 일상물로서의 한계를 드러내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p70에서는 ‘고토 히토리’라는 인간에 대한 급우들의 평가를 여실히 드러내어 달고 쓰라린 다크 초콜릿을 녹여먹는 기분으로 읽었다.





무엇보다 백미는 봇치를 옹호하며 악담을 내뱉는 급우들에 항의하는 료의 모습이었다.


평소의 봇치에게 하는 안하무인한 태도는 어디갔는지, 그 돌발행동에서 오는 갭이 심금을 울렸다.


의외라면 키타의 행보였는데, 봇치를 헐뜯는 걸 듣고도 자리를 피하는 그녀의 태도는


평소 교우관계를 중시하는 키타 이쿠요라는 인간의 캐릭터성에 부합한다.


오랜 기간 축적된 노하우로 쓸데 없는 분란을 피하는 것 역시 그녀 답다고 할 수 있다.


만일 키타가 봇치를 옹호하여 그들고 맞선다면 오히려 봇치는 그에 대한 보복으로 더욱 가혹한 보복을 당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늘 키타가 봇치와 함게 있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지.


p94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피크라고 생각한다. 실력을 발휘하는 봇치와 각자의 방식으로 그러한 봇치를 부르는 밴드원들의 심적 대사가 짧고도 강렬하게 울려왔다. 아쉬운 점은 반 페이지라는 짧은 분량이라는 걸까.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전체적으로 작품에서는 1기에서 나온 장면의 활용이 드러난다.


좋게말하면 오마주, 나쁘게 말하면 재탕이겠지만


그래도 1기를 보았을 때의 추억이 잡초마냥 새록새록 돋아나 묘하게 애틋한 감정이 들었다.





특히나 장면을 절묘하게 변주해 웃음을 유도한 것도 좋았다.


봇치에게 감하된 키타를 보자 소금을 요구하며 난리를 피우는 미치요나


이상한 삐삐 소리를 내는 봇치라던지. 작가의 개그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결과적으로 두 소녀는 우리의 알콜 요정 히로이덕분에 원래 몸으로 돌아온다.


처음에 몸 바뀌기로 시작한 만큼, 그 결말도 같은 방식으로 돌아온 것이다.


물론, 모든게 원래대로 돌아온 건 아니었다. 봇치는 료가 싸놓은 똥을 치워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 이 작품을 알게 된 건, 그냥 우연이었다.


걍 갤질하는데 갑자기 독후감 대회를 한다하지 않는가?


그런데 참가하려면 책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샀다. 합리적인 가격이기도 했고.


읽어보니 필력도 괜찮고 재밌었다.


고리타분한 얘기지만, 재밌다는 걸 재밌다고 하는데 문제가 있나?


딱히, 다른 말로 설명할 방도가 없다.


봇치와 료가 몸이 바뀐다는 소재도 참신하진 않았지만 흥미로웠고 그 과정에서 진행되는 일들이 몰입이 잘 되었다.


1기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을 배경으로 삼은 만큼, 진입장벽도 없었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뛰어났다(봇붕이라면 당연히 지녀야 할 소양이긴 하지만ㅎ.)


그런 점에서 2년차 하꼬 봇부이가 감히 총평하자면 이 작품은


‘봇치 더 락이란 ip에 대한 심도깊은 이해로 기승전결이 잘 이루어진, 전체적으로 우수한 웰메이드 2차창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상으로 독후감을 빙자한 내 개인적인 후기를 마치겠다.


갤질하면서 지름한건 처음이고 지름에 후기를 남기는 것도 신선한 경험이라 좋았다.


마지막으로, 책을 만드는데 힘써준 작가와 삽화가 그리고 이 작품을 나에게 알려준 봇갤의 앞날에 안녕이 함께하길 빈다.


ㅂㅂ

도대체몇배로치는거임
2025.10.29 16:47:57
ㅇㅇ
두번째 문장 없애라 짤이랑 개재밌게 썼네ㅋㅋㅋㅋㅋ
2025.10.29 16:50:52
토츠카사이카
2025.10.29 16:55:41
좁은문
캬 잘썼다 이런게 힘이 됨
2025.10.29 16:56:10
좁은문
언젠간 3편도 써야지 고맙다
2025.10.29 16:56:24
응냨애호가
많이 써줘용
2025.10.29 16:58:45
좁은문
2025.10.29 16:59:03
폭진이
2025.10.29 17:01:37
ㅇㅇ
2025.10.29 17: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