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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히로이 8월 부도칸 공연 기념 인터뷰 (락킹온닷컴)
2026년 8월 18일, '88개소순례'가 일본 부도칸 무대에 오른다.
프로그레시브 록과 사이키델릭 록의 정수를 순수하게 배양한 이 밴드.
3가지 악기로 구현한 스릴있는 앙상블과 동양적 세계관을 녹여낸 독창적인 가사로 구현해온 독특한 재능러들 '88개소순례'
그들의 토메이한(도쿄·나고야·오사카) 기념 라이브 ‘88개소순례 결성 20주년 기념 라이브 일본 만세!!’의 피날레 '부도관 단독 라이브'는 검색 숫자나 인기 랭킹 같은 기준으로는 절대 그 진가를 측정 할 수 없으며, 일본 밴드 역사에 있어 중요한 한 페이지를 더하는 밤이 될 것이다.
곧 부도칸 공연을 앞두고 있는 88개소순례의 마가렛 히로이(베이스 및 보컬)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2026년의 씬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는 88개소의 음악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 갈고 닦아 왔는가? 그리고, 기념비적인 대무대를 눈앞에 두고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88개소순례의 20년사와 ‘앞 날’를 히로이와 함께 얘기해보았다.
-이 인터뷰날짜는 7월 10일 입니다. 부도칸 공연까지 한달 정도 남았는데 셋리스트는 생각해두었나요?
히로이: 그건 이미 끝났습니다. 이렇게 빨리 세트리스트를 정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네요, 작년 야외공연 때도 한달 전까지는 세트리스트가 정해져있지 않았었으니까. 이렇게 여유로와도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웃음) 안좋은 프레셔 같은 건 없어요.
-부도칸 단독 라이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원래 있었나요?
히로이: 글쎄요~ 작년 야외 공연을 했을 때 '이게 동원가능한 최대 인원수려나'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이 정도면 기분 좋게 공연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어요. 뒤에 공연할 때 멘트에서도 '부도칸 같은 건 우리는 못할 꺼야'라고 말한 적이 있거든요 (웃음) '우리는 어울리지 않아 부도칸은 무술하는 장소잖아'라고. (※부도칸의 원래 용도는 유도 및 검도 경기장)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락의 성지'이기도 하잖아요? 20년 전 결성 초기의 우리는 부도칸 같은 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언더그라운드에서 라이브하우스에서 활동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시부야에서 유행할 것 같은 음악은 만들기 싫다'라고 생각했었고. 지금도 별로 유행 같은 건 안하지만(웃음)
-안티시부야계군요?
히로이: (웃음)맞습니다.
-20년 전 '이런 존재가 되고 싶다'라는 비전 같은 건 있었습니까?
히로이: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베이시스트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은 했지만요. 스튜디오 뮤지션이라고 할까 음악을 하며 베이스만 연주하는 걸로 생활이 가능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도쿄로 상경할 때도 부모님을 설득시켜야 하잖아요 '스튜디오 뮤지션이라고 베이스만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달인 같은 그런 직업이 있어'라고요. 그렇게 말하면 건실한 직업 같은 느낌이고 그렇게 설득시키려고 했어요. 그렇게 1년제 음악 전문학원에 다니게 되었는데... 입학하고 3달만에 '스튜디오 뮤지션은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 뒀어요 (웃음)
-뭐가 안되겠구나 싶었나요?
히로이: 뭐랄까 도전 조차 할 수 없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인물들로 꽉 차 있다고 할까, 은퇴를 하는 사람도 별로 없잖아요. 스포츠 선수처럼 40대가 되면 은퇴한다거나 하는 게 아니니까요. '이러다간 40살까지 계속 아르바이트를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방향을 바꾸자고 생각해 시작한 것이 이 밴드입니다.
-하지만 '안티시부야계'와 '스튜디오 뮤지션 포기의 좌절'만으로는 88개소순례 같이 '3명의 대결' 같은 이런 음악은 태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히로이: 꽉꽉 채워넣고 있거든요.
- 꽉꽉 채워넣으면서도 '타성'을 허용하지 않는 앙상블이죠. 보통이라면 코드하나로 마무리할 수 있는 노래 파트도 프레이즈가 마구 움직이니까요
히로이: 맴버가 파트체인지를 해도 할 수 있을만한 난이도가 낮은 곡이 없거든요. 역시 서로를 존중하기 위해서 '절대로 이건 못하겠지' 싶은 파트를 만들자 라고 예전부터 생각해왔거든요. 이것이 최소한의 서로을 향한 '은혜 갚기'라고 할까(웃음)
- 유일무이한 것이 되고 싶으셨군요
히로이: 아, 그렇겠네요.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돌파구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 밴드를 시작하고 나서야 보컬을 시작했기 때문에 노래에는 딱히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초기 곡 일수록 간주나 인트로가 길어지는 편 입니다. 거의 A멜로디와 사비(후렴)만 있는 곡들만 있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웃음). A멜로디-B멜로디-사비 같은 곡은 별로 없어잖아요... 아직도 J-pop에 대한 반발심이 있는 걸까요(웃음)
-(웃음) J-pop에 대한 반발심이라고 할까 포멧에 얽매이지 않는 느낌이 있죠, 이렇게 연주하면 '더 락!'같은 프레이즈는 에초에 연주하시지 않잖아요
히로이: 그렇죠, 그런 멋진 것들은 이미 다 세상에 나와있기 때문에 그 틈새를 파고 들어 포위망을 뚫을 수 밖에 없죠 (웃음) 그래서 스튜디오에서 셋이서 엉뚱한 세션을 자주 녹음합니다. 일단 녹음은 해두고 그 엉뚱한 부분에서 출발하면 편하거든요, '만들자'라곤 했는데 만든게 없으니까 포멧 같은 게 없잖아요. 그것을 잘 비벼서 정리하는 방식으로 20년간 잘 해왔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정리방식으로도 제대로 음악이 된다는 것을 작년 낸 앨범을 만들 때 느꼈어요. '정리하는 게 빨라졌어!'하구요 (웃음)
-하지만 그런 '정리 방식'만으로는 이런 퀄리티에 도달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자체가 독특하고 유일무이 했기에 '부도칸'에 도달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히로이: 감사한 말씀입니다.
-88개소순례는 프로그레시브 록, 사이키델릭 록이라는 장르로 해설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원래 이쪽을 목표로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나요?
히로이: 아아~ 킹 크림슨을 들으면서 '킹 크림슨 같은 밴드를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에초에 무리잖아요 3명이서 크림슨을 한다는게 (웃음) 크림슨은 크림슨대로 시대마다 틀을 바꾸고 있는데 우리는 틀을 바꾸기가 힘든 편이거든요, 세명이라는 제약 안에서 계속 해야하니까요. 하지만 '세명이서 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어요. 게스트 뮤지션을 넣거나 스트링(현)을 추가하거나 코러스를 늘리는 것은 아직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세명에서 할 수 있는 한계를 찾아가다보니 이렇게 된 거라고 할까요.
-최근 일본 공연에서 킹 크림슨은 7인 편성에 드럼 3인 체제로 연주했었죠, 그것도 나름 괜찮지만 파트를 홀로 담당해야하는 스릴이 비트의 긴장감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88개소의 음악을 들으며 생각했어요.
히로이: 그렇네요 그래서 Kenzooooooooo(드럼)씨는 고생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명이서 다투는 방식이니까요. 그게 오히려 재밌기도 하지만요. 라이브가 끝나면 서로 '저쪽은 큰일이었겠네'하면서 서로 격려해요. '고생이 많았어'라구요(웃음) '거기서 왜 틀리는거야!'같은 말은 전혀 안합니다. 왜냐면 모두가 셀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틀리고 있거든요 (웃음) 우리만 알 수 있는 실수를 말이죠. 뭐, 그건 그거대로 즐겁습니다. 셋이서 다투는 방식이요.
-그런 '한계에 대한 도전'이라는 느낌이 88개소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네요. 단순히 '빠른연주에 도전한다' '음량의 한계에 도전한다'가 아니라 제대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성립하고 있다는 점이 기쁜 포인트랄까요?
히로이: 감사합니다
- '그 라이브는 참 좋았지' 같은, 부도칸에 대한 개인적인 애착은 있나요?
히로이: 부도칸은 세번밖에 가본 적이 없네요. 파스피에(2015년)랑 a flood of circle(2026년) 드림시어터(2026년). 그 외에는 부도칸 옆 과학기술관 옥상에서 '태양을 훔친 남자'의 배틀 씬이 촬영됐다는 정도만 알고 있어요 (웃음) 에초에 부도칸 공연을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거든요. 저희들은 상승지향이란 게 없으니까요. 어쨌든 오랜기간 동안 조금씩 우상향하는 식으로 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뿐입니다.
- 그렇군요. 다만 유명세를 얻고 싶다는 의미의 상승지양은 없을 수도 있지만 오늘보다 내일은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예술가로서의 전진의지는 확실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시대에서는 대형레이블에 소속되지 않아도 스스로 음악을 퍼트릴 수 있고 자신만의 스탠스를 고수할 수 있기 때문에 유명세를 노리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니까요
히로이: 뭐 딱히 뜬 것도 아니라서 우리는 가라앉는 일도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니예요 아니예요
히로이: 그치만 확실히 하고 싶은 말을 할 수는 있으니까요. 음악 안에서. 일본국민으로서의 분노는 계속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 점은 변하지 않았네요. 계속 만들고 있는 음악 안에 새겨 넣고 있달까, 그런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면... 그 때가 아마 삼켜져 버렸을 때 일겁니다 (웃음)
- '더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자' 혹은 '모두가 불러줄 노래를 만들자'등을 목표로 한다고 표현의 날카로움을 없애버리거나 모서리를 깎아낼 필요도 없고, 그런 점을 이해해주는 환경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이런 가시돋힘이 좋다!' 같은
히로이: (웃음) 그렇네요, 뭐 부도칸이 끝나도 변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변해버리면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물거품이 되어 버리거든요(웃음) 하지만 뭐랄까 20년전 결성초기에 생각했던 이상과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조금은 벗어나긴 했지만요. 20년 전의 저는 메이저레이블에 들어가거나 연예기획사에 들어가더라도 지금처럼 할 수 있는 건 줄 알았거든요.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웃음)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점점 알게 되면서, '아 지금 환경이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만들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부도칸에서 공연한다는 점에서 부모님께 효도까지 가능하니까 좋았네요.
- 하고싶은 일을 계속 할 수 있다 라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와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사람은 매일 100번씩 스윙 연습을 해도 전혀 힘들지 않아 하니까요. 창작과 수련을 고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계속해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않으면 어떻게 생각해도 세명이서 앙상블을 만들고 맞출 수 없는 프레이즈와 박자를 맞추는 것은 불가능했을거라 생각합니다.
히로이: 음, 우리도 모르는 부분이 꽤 있긴 하지만요 (웃음) 그런 '호흡'이란 부분은 역시 멤버들이 없으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을 할 필요가 요즘 음악에서는 별로 없으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모두가 그런 음악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하지 않게 될 것 같아요. 모두의 안티테제일 뿐이니까요(웃음)
- 길거리에서 변박자가 흘러나오거나 고집스럽게 8박자를 지키고 있다면요?
히로이: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이미 EDM을 시작했을 겁니다.
- (웃음) 이번에 부도칸이라는 중요한 단독 라이브가 예정되어 있지만, 지금도 이 음악의 재미에 빠지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수파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반에 한명쯤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SNS시대에서는 전국의 '반에 한명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환경이니까요
히로이: 그렇네요. 반에 한명쯤은 이상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 점을 응원하고 싶네요. 어른이 되어서도 그런 성향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될 수 있어!' 하는(웃음) 시간은 걸리지만 나쁜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밴드 인생 중 최고였을지도 모르겠네요. 뭐 오래하고 싶다는 게 우리 꿈이니까요. 60대가 되더라도 지금을 뛰어넘는 강렬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거 잖아요 . 기타 캇쨩(시미즈 카츠야)는 계속 강렬한 연주를 해도 괜찮을 거 같지만 드럼은 큰일이겠네요.
- 만들 때는 한곡 한곡 전력투구입니까?
히로이: 그렇게 전력투구한 노래를 3~4개즘 연속으로 하면 정말 힘들걸요 (웃음)
- 처음 동기는 안티정신이었을 수도 있고, 결과적으로 모두가 뒤돌아 볼 락스타에 도달할 수 있느냐는 알 수 없겠지만, 이 음악의 가치는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부도칸공연이니까요.
히로이: ...갑자기 실감이 나기 시작하네요.
- (웃음) 멋진 라이브 무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정말 크게 가지고 있습니다.
히로이: 뭐 우리가 라이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니까요. 공간이 다르기에 어떻게 될지는 상상이 안가지만,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너무 힘을 주면 오히려 공회전을 하게 될테니까요. 20년 동안의 분량을 즐기면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