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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봇제비학대) 봇제비 사냥에 대한 글

ㅇㅇ(39.7)
2025-02-14 18:43:05
조회 78
추천 10


난 봇제비 사냥꾼이다.


봇제비는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기존 생태계를 파괴하는 생물로 입증되었고, 결국 전 세계적으로 유해조수로 지정되었다.


봇제비의 뛰어난 번식력 때문에 학자들은 이를 ‘포유류계의 바퀴벌레’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사람들 사이에서도 봇제비에 대한 여론은 매우 좋지 않다. 봇제비의 목숨은 바퀴벌레보다도 하찮게 여겨져, 죽이든 고문하든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을 정도다.


심지어 동물보호협회조차 봇제비 사냥과 밀렵을 묵인할 정도다.


하지만 포유류계의 바퀴벌레라 불리는 봇제비도 쓸모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바로 가죽 때문이다.


놀랍게도 봇제비의 가죽은 꽤 유용한 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봇제비 사냥을 생계 수단이나 취미로 삼고 있다.


그리고 이 글은 봇제비 사냥에 대한 기록이다.


봇제비는 태생적으로 소심한 성격이지만, 약간의 먹이나 간식(특히 가라아게와 돼국우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을 ‘선물’로 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경계를 푼다.


이를 이용하면 많은 봇제비를 쉽게 잡을 수 있다.


한 마리에게 선물을 주면, 멍청한 봇제비는 경계를 풀고 굴에서 동료들을 데려온다.
(가끔 임신한 봇제비나 새끼들을 데려오는 경우도 있다. 새끼들은 가죽의 양이 적기 때문에 그냥 분쇄기에 넣는다.)


이렇게 하면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많은 봇제비를 잡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오늘 할 방법이다.


우선 봇제비가 많이 서식하는 구역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그리고 숨어 있는 봇제비들의 경계를 풀기 위해 돼국우를 미리 가져온 가스버너로 끓인다.


그러면 돼국우의 냄새가 온 봇제비 서식지에 퍼진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저 멀리서 호기심 많은 봇제비 한 마리가 냄새를 맡고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결국 이 한 마리가 봇제비 무리를 전멸로 이끄는 셈이다. 그래서 보통 처음으로 오는 봇제비를 ‘저승사자’이라고도 부른다.)


“ㅁ…모..?”


나는 이 봇제비가 경계를 풀도록 조심스럽게 맞이했다.


“아와와왕… (맛있는 냄새…)”


나는 봇제비에게 돼지고기 조각을 하나 던져주었다.


툭.


처음엔 냄새만 맡다가 이내 돼지고기를 음미하기 시작했다.


챱챱챱짭챱


이러면 90%는 성공한 거다.


“ㅁ..모오오.. 모오오오..”


하나를 더 원하는 눈치다.


하지만 그냥은 줄 수 없다. 반드시 내 앞까지 오게 해야 한다.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 멍청한 녀석은 지금 더 먹고 싶어 미칠 지경일 테니까.


역시 예상대로다. 이 바보 같은 녀석은 경계심도 없이 위험할지도 모르는 낯선 인간 코앞까지 다가왔다. 


“아와와왕… (하나 더…)”


나는 봇제비에게 우동 면과 고기를 더 주었다.


녀석은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우동 면과 고깃조각을 해치웠다.


아마 이 모습을 주변에 숨어 있는 봇제비 무리들이 보고 있었을 것이다.


자, 이제 동료들을 데려와라.


예상대로 녀석은 배를 채우다가 동료들이 떠오른 건지, 한동안 나를 바라보다가 어둠 속의 동료들에게로 달려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많은 봇제비가 우르르 몰려와, 끓고 있는 돼국우가 놓인 가스버너 주변에 모였다.


정말이지, 왜 ‘포유류계의 바퀴벌레’라 불리는지 알 것 같은 광경이다. 징그럽고 역겹다.


나는 끓고 있는 돼국우를 큰 그릇에 담아, 녀석들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당연히 그 많은 개체가 먹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이 상황을 대비해 미리 준비해 둔 대용량 가라아게를 꺼내 녀석들에게 던져주었다.


참고로 이 가라아게의 고기는 봇제비다.


지들이 먹는 게 동료의 고기라는 것도 모른 채, 봇제비들은 미친 듯이 가라아게를 씹어 삼켰다.


지금이다.


가라아게에 정신이 팔린 틈을 타 포획용 그물포를 쏘았다.




이렇게 봇제비 사냥이 끝났다.


“아와와왕!!!!!!! 세계평화아악!!!!!!! 모오!!!모오!!!!! 아와와왕!!!!!!!모!!!!!! (살려줘!!!!! 죽기 싫어!!!!!!! 인간을 믿는 게 아니었어!!!!!!!! 그 새끼가 인간에게 다가가지만 않았어도!!!!!! 뱃속에 새끼가 있다고!!!!!!!! 제발!!! 제발!!!!부탁이야 살려줘!!!)”


짜증 나는 봇제비들의 울음소리가 고막을 사정없이 때린다.


그냥 생포해 가도 되지만, 이 녀석들의 울음소리는 너무 시끄러워 민가에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래서 전부 죽이고 가기로 했다.
(사람마다 잡은 봇제비를 처리하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어떤 사람들은 성대를 자르기도 한다.)


차로 밟아도 되지만, 나는 가죽 품질을 위해 야구배트를 쓰기로 했다.


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


이제 조용하다.


이 봇제비들을 싣고 가면 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