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창작]
봇제비) 봇제비를 젭송하라
“이상으로 2기 시대 개막에 따른 봇제비 강제 젭송과 연구, 식용 이외 사육금지법이 최종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이건 날치기 통과다! 이 법은 무효야!”
“봇갤헌재에서도 합헌으로 이미 인정된 사안이고 국민이 가장 바라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폐해를 잊으셨습니까?!“
혼란에 빠져 고성과 난투가 벌어지는 봇갤국 국회의사당.
그동안 봇갤국의 마스코트 아닌 마스코트로서 수많은 역사적 파란을 일으켰던 봇젭강점기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거리에 있던 수많은 이들도 환호성을 질렀고, 한편에서는 분노에 찬 이들도 고성을 질렀다.
그들이 이토록 극렬하게 나뉘게 된 이유는 다름아닌 봇제비.
봇갤국에서는 그동안 봇제비로 인한 분란이 많았다.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호불호가 갈리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 녀석 이름을 대체 어떻게 불러야 하는거야?”가 주요 여론이었고 이리저리 이어붙이다보니 뇌절마냥 긴 이름이 붙기도 하는 등의 촌극이 이어졌다.
당시에는 이미 승인욕구몬스터, 노코라는 정통파와 새로 정통파에 입단하게 된 응냨이, 그리고 정통성없이 마구 생겨나는 봇치생물들로 인한 대혼란의 연속이었기도 했기에 이 녀석은 등장부터 뇌절소리를 듣기도 했다.
어찌저찌 교통정리가 되어 “봇제비”라는 명칭을 받아 봇치생물 중 하나로 받아들이게 되었지만, 당연히 모두가 그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었다.
내부에서는 호불호와 “ㄴ봇제비” 뇌절문제 등으로 매우 혼란스러웠고, 외부에는 애호파들이 봇제비를 이리저리 퍼날라 다니는 통에 “저 X같은건 대체 뭐냐” 등의 대규모 외교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애호파들은 뇌절파와 혐오파의 주작이라고 주장했지만 그렇기에는 본인들의 업보 또한 많았기에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봇갤국에서는 4차례에 걸친 기나긴 내전이, 외부에서는 강력한 방역조치가 시행되었고 수많은 국가에서 봇제비들은 환영받지 못하고 죽어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애호파는 어떻게든 봇갤국에서 봇제비들을 데리고 가고 싶어했으며, 일부는 아예 봇젭국으로 독립을 선언하고 나가기도 했으나 상당수는 봇갤 내에 사보타주를 지속하며 봇젭강점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거기에 2기리스라는 대기근까지 겹치며 수많은 국민들이 봇갤국을 떠나 봇제비 반대파가 줄어든 것도 강점기를 이어가게 만든 하나의 이유였으나, 소수의 반대파는 끝까지 맞서 싸웠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대기근이 끝나고 2기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자 다시금 새시대에 걸맞는 개혁이 필요함을 인식한 봇갤국회와 정부는 ”봇제비를 봇젭국으로 강제젭송하며, 연구나 식용 목적 이외의 애완용으로 봇제비를 기르는 것을 절대 금한다“라는 내용의 새로운 법을 제정했다.
애호파는 절대반대했으나 강점기를 거쳐온 반대파와, 최근 봇치생물의 정통성을 확립한 새로운 사진까지 발표된 이후 국민의 여론이 제정안 찬성쪽으로 몰려 결국 가결을 막아내지 못했다.
가장 경악한 것은 젭송 당사자들이 된 봇제비들이었다.
가뜩이나 평소에도 인간들에게 멸시받고 학대당하는 삶인데다 먹이도 못찾고 방황하는 신세였는데 이젠 봇갤국 자체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된것이다.
”봇젭국의 환경이 오히려 봇제비의 삶에 적합하니 여기를 떠나게 하는것이 봇제비들의 정신건강에도 좋다, 당장 수단을 마련하여 봇제비들을 젭송하라“
이미 정부에서 시행령은 나왔고, 애호파들은 행정소송을 걸어 저항해봤지만 반려당하며 젭송을 막아내지 못했다.
젭송에 협조하면 포상금을 주겠다는 말에 거리에 보이는 봇제비들은 사람들이 죄다 잡아 넘겨주고, 잡혀온 봇제비들은 주인에게 돌려 보내달라는 말도 못한채 트럭과 화물열차에 실려 봇젭국으로 강제이송되었다.
봇제비를 연구하는 봇치생물 연구소들도 연구에 필요한 최소한의 봇제비를 제외하면 전부 젭송처리에 동의했고, 식육가공업체들만 유일하게 봇제비를 계속 키울 수 있게 되었다.
애호파들이 어떻게든 식육가공업체에서 사육되는 봇제비들을 꺼내 와 보호하려다 체포당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한편, 봇제비에 대해 옹호적인 봇젭국에서는 계속 몰려드는 봇제비들을 마냥 좋아하고 애호할 뿐이었다.
봇제비에 대한 혐오나 비판이라는것 자체가 신성모독인 국가였기도 하고, 매일 쉬지않고 봇제비들이 몰려드니 그들로서는 더할나위 없이 좋을 수 밖에.
젭송 후 버려진 봇제비들은 다시 돌아가고 싶다며 국경의 철문과 울타리를 두드리고 땅굴을 파보지만, 이들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존재하지 않았다.
어찌저찌 탈출해도 봇갤국 국경경비대에게 사살당하는데다, 땅굴을 아무리 파도 국경울타리와 벽을 깊게 심어놓았으니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전처럼 사람들에게 학대당하거나 먹을 것이 없어 고생하는 일도 없었기에 포기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로 한 봇제비들도 많았다.
하지만 봇젭국에서 나고 자란 봇제비와 봇갤국 출신 봇제비 간에 차별과 세력다툼이 벌어지기도 하고, 날마다 봇제비들이 대량으로 들어옴에 따라 점점 수용할 수 있는 국토면적도 급속도로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봇갤국은 젭송 후 다시는 봇제비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타국들도 빗장을 완전히 걸어잠근 상황인데다, 식민지 외에는 봇제비에 대한 우호가 없어서 딱히 어딘가로 분산수용조차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봇제비를 먹거나 해쳐?
신성모독으로 사형인데 그게 되겠냐고.
덕분에 봇갤국은 2기를 평화롭게 맞는 사이, 봇젭국은 이 난관을 해소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야 하는 상황이 왔다.
뭐, 어떻게든 하겠지.
봇제비를 신으로 모시는 나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