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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봇제비) 봇제비와 기타

ㅇㅇ(211.117)
2025-02-24 10:41:53
조회 163
추천 10



어느 유명 상가의 한 악기상점.

이곳은 응냨이나 봇제비를 위한 특수악기를 판매하는것으로 유명했다.


대부분의 응냨이는 세포분열로 기타를 직접 만들어 쓰곤 하지만, 유전적 문제 등으로 만들지 못하거나 학대가 허용되던 시절에 주인이 부수고 버리는 등의 이유로 없는 경우도 많았으며 봇제비는 태생부터 기타가 없으니까.


그래도 응냨이용 기타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해서 인기가 좋은 편이었다.


비록 작은 사이즈 때문에 품이 좀 들긴 하지만, 디자인도 다양하고 성능도 우수한데다 나름 부품수급 걱정도 없었기에 공연을 하러 다니는 버스킹 응냨이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었다.


응냨이들이 새 응냨피카를 사들고 행복한 표정으로 돌아가는 사이, 반대편에 있는 봇제비용 기타부스는 먼지만 쌓여가고 있었다.


응냨이용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책정 때문이었다.


봇제비는 발톱을 갖고 있어서 별도의 피크가 필요 없는게 장점이기는 하지만 그게 다였다.


조금만 쓰면 바디에 너덜너덜한 스크래치가 나고, 현을 갈아줘도 금방금방 끊어져서 자주 교체해줘야 하기 때문에 유지보수에 비용이 마구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처음에야 악기점 주인들도 봇제비를 위해 다양한 기타를 놓고 판매하며 정성껏 수리도 해줬지만, AS 빈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이걸 굳이 팔아야해?”라는 생각에 다다른 후에는 이 가게를 제외하곤 파는 곳이 아예 없어졌다.


물론 유일하게 남은 악기점도 “들어오는대로 팔고 고쳐주면 답이 없다”는 이유로 가격대를 대폭 올려 봇제비들의 소비욕구 자체를 틀어막았다.


응냨이들이야 기타가 부서져버리면 다시 돈을 모아 새로 살 생각을 해볼 수 있을 정도의 가격대지만, 봇제비용 기타는 아예 처음부터 살 엄두가 나지 못할 가격이었을 정도니까.


그래서 애호가들이 악기상점에 “봇제비용 기타를 판매해달라” “가격대를 낮춰서 우리도 봇제비도 편하게 사게 해달라” 요구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그러자 흑화한 봇제비들이 택한 방법은…


“미~! 응냐아앜~!”


기타를 가지고 있는 응냨이를 죽이고 약탈하는 것이었다.


크기가 상당히 작은데다 몇번 쳐보기도 전에 현과 넥이 망가져버렸지만 어쨌든 그들만의 My New Gear는 달성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응냨이는 현재 보호종.

봇제비는 반사회적 유해조수로 취급받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두고 볼 리가 없었다.


응냨이의 비명소리만 들리면 사람들이 나타나 봇제비를 두들겨 패고 빼앗긴 기타를 돌려주거나 수리점으로 보내주었다.


아예 응냨이를 보호하기 위한 자경단까지 활동했기 때문에 봇제비들의 악기수급은 더욱 차질을 빚었다.


다음 방법은 가게를 터는것.


봇제비들의 삶의 모토인 “세계평화”에는 반하는 일이지만 삶의 낙 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유일한 구원은 기타다.


쓰레기를 뒤지다 얻어맞고, 들개나 고양이와 싸우다 다치고, 사람들은 관심조차 주지 않으니 기타라도 있어야 조금은 벌어먹으며 위안을 삼을테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가게의 경비가 가장 느슨해진 영업종료 후를 노려 봇제비들이 가게로 들어선다.


들어서자마자 보안시스템의 요란한 경고가 울리고 사설경비업체의 사람들이 현장으로 바로 달려온다.


경악한 봇제비들은 서둘러 숨을 곳을 찾거나 도망치지만 이들의 이동경로는 CCTV를 통해 그대로 경비원들에게 전송된다.


그나마 자주 와본 봇제비가 봇젭피카 하나를 훔치는데 성공했지만 이미 도주로가 막혀 가게를 나서진 못했다.


밖에서는 경비원들과 봇제비들 사이에 술래잡기가 이어졌다. “법정유해조수의 구제”에 해당되기 때문인지 적극적으로 총기까지 사용된.


공포탄이 한발 한발 발포될 때마다 겁먹은 봇제비들은 더욱 빠르게 구르고 달렸다.


투항하는 녀석들도 있었지만 “재차 도주 또는 저항할 우려가 있으니 사살하는것을 권장한다”라는 규정탓에 살아나가는 녀석은 없었다.


봇젭피카를 훔친 봇제비는 경비원들에게 포위당했고, 잠시 후 기타는 원래 자리를 되찾았다.


바디와 가격태그에 분홍색 털과 피를 남긴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