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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봇제비) 봇제비의 삶

ㅇㅇ(106.246)
2025-02-24 13:01:16
조회 141
추천 10


“교통부 장관님께 묻겠습니다, 아직도 봇제비들의 도로, 철도교통사고 건수가 감소하지 않고 있는데 어째서시설 개선을 하지 않는겁니까?!”


“아, 아니 그건 예산을 충분히 주셔야 할 수 있는 일이죠. 가뜩이나 없는 예산을 더 줄이신 마당에 환경개선사업을 할 수 있을리가…”


“그래서 특별예산 편성해서 드렸잖아요, 그건 어디로 간겁니까? 뭐 슈킹이라도?“


”뭐요? 슈킹? 보자보자 하니까 막말도 유분수지, 오히려 봇젭연의 봇제비 인권신장 시위로 인해 그 특별예산의 반 이상을 무정차 통과와 시설 폐쇄 등으로 인해 발생한 운임반환과 경찰력 동원, 각종 행정소송비용에 사용해야 했습니다 의원님, 그런식으로 막말하지 마시고 책임은 봇젭연과 연대해 피해를 끼친 당신이 지셔야죠!“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는 국정감사.


교통부 장관, 환경부 장관, 과학혁신부 장관 등 봇제비의 보호 및 우대정책에 반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의 장이 열리는가 싶었지만 이들은 정당한 사유와 증거를 들어 오히려 애호파 국회의원들을 압박하고 있었다.


봇제비 애호정책으로 인해 정당하게 배분되어야 할 예산의 대부분은 이쪽으로 빠져버렸고, 그 와중에 봇제비 인권시위를 일으키는 봇젭연과 봇제비태그철폐연대 등은 그나마 있던 예산마저도 낭비하게 만든 반사회세력.


반대파 장관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현 체제만이라도 간간이 유지하게 만들었고 의원들이 반사회세력과 협력한 증거와 자신들이 해온 노력을 낱낱이 세상에 퍼뜨렸다.


하지만 세상은 그들의 노력을 알아주지 못한다.


그들이 경질되거나 살자 당한 것은 아니다.

사회에 만연한 봇제비문제가 너무 심각하다보니 다들 관심이 없었을 뿐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벌어진 일이었지만 아무도 해결할 노력을 하지 않았다.


개체수는 넘쳐나고, 애호파와 학대파가 대립하며, 어디에나 눈에 띄지만 그 어디서도 환영하지 않는.


그게 봇제비의 삶이다.


꼬르륵거리는 굶주린 배에 눈을 뜬 봇제비,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다.


예전에는 제비숲에서 살았지만 산불과 재개발로 인해 반강제로 쫒겨나 도시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녀석이 눈을 뜬 곳은 그나마 도시 외곽의 수풀,

한밤중이기도 하니 인간에게 들킬 위험은 없었다.


녀석은 눈치를 살피며 주변을 배회한다.


이따금씩 쓰레기더미가 보이지만 이미 들개나 다른 봇제비들이 먼저 파먹고 있는 중이고 주변 논밭을 두리번거리지만 죄다 전기울타리.


배고픔을 억지로 참아가며 먹이를 찾아 본능적으로 어슬렁거린다.


이로 인해 차에 치이는 봇제비들도 많았지만 운전자들은 그저 재수가 없다며 욕을 하곤 봇제비를 버리고 다시 갈길을 간다.


다행히 차가 거의 없어 도로를 무사히 건넌 봇제비.

주변에 있는 물가에서 목 정도만 축이고 다시 여정을 떠난다.


요즘은 먹이를 구하기가 더 어렵다.


도시로 가면 천적도 많고, 인간들이 학대하거나 봇제비탕 전문점으로 보내버리기 때문에 가면 안된다는 인식이 박혀있다.


그렇다고 외곽이나 시골로 간다고 사정이 더 나은것도 아니다.


나무열매나 버섯도 “사유지”라는 이유로 전기울타리를 쳐놓은 곳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다 그나마 보호를 해주는 애호파의 손길마저 닿지 않으니까.


먹이를 구하러 다니는 이동거리는 매일 더 늘어난다.


어제 갔던 곳에 가보면 오늘은 없다.

봇제비들이 멍하게 돌아다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저 먹이와 냄새를 따라 돌아다니는 분홍색의 방랑자.

한참을 멍하니 돌아다니던 그때…


예정도 없던 퍽 소리와 함께 녀석의 흔적이 사라졌다.

최근 주적 중 하나가 되어버린 야간열차였다.


인간들에게 들키지 않고 활동하기 위해서 밤에 주로 활동하는 봇제비, 하지만 먹이를 찾아 본능적으로 행동하다보니 야간 막차가 접근하는것조차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주의력이 떨어진 것이다.


기관사의 사각지대에서 갑자기 나타난 봇제비는 대비할 새도 없었던데다 제동을 걸어도 바로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열차는 그대로 다음역으로 사라져갔다.


아마 예산이 정상적으로 편성되었다면 살 수 있었을까…


홀로 버려진 봇제비에게 다른 봇제비들이 접근한다.

오늘을 버티는 유용한 양식이 되어줄 녀석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