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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봇제비,학대) 오늘도 평화로운 봇제비마을

ㅇㅇ(211.117)
2025-03-07 00:45:47
조회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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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제비들이 모여있는 평화로운 마을.


그동안 인간들에게 멸시와 학대를 당하던 봇제비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애호파들이 거금을 들여 인적 드문 곳에 지어준 마을이었다.


주기적으로 가라아게나 돼지국밥우동을 실은 푸드트럭이 방문해서 이들의 배를 채워주기도 하고, 전문 수의사들이 상주하며 결속생물들의 건강진단을 해주기도 한다.


물론 학대파와 혐오파의 위협을 방지하기 위해서 위치는 최대한 불문율에 부치고 지도와 위성사진에서도 평범한 숲인것처럼 숨겨두는건 기본이었다.


이로서 봇제비와 결속생물들은 애호파의 지원아래 영원히 행복한 삶을 보내는가 싶었지만…


여느때처럼 평범한 어느 오전의 봇제비마을.


갑작스런 굉음과 폭발음이 마을 전체를 뒤덮었다.


난데없는 일에 동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이리저리 정신없이 방황하고 있었고, 인간들이 외부상황을 알려주곤 하던 마을회관은 흔적도 없이 무너져내린 후였다.


곳곳에는 불타는 잔해와 파괴된 건물들이 보이고,

키댕이와 니지토끼들이 정신없이 부상당한 동물들을 끄집어내 안전해보이는 곳으로 옮겼다.


때에 맞춰 가라아게를 보급하러 오던 푸드트럭은 마을 입구의 유일한 다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나버렸고, 수의사들이 상주하던 진료소는 무너진채 불길에 휩싸여 정적만 흐르고 있었다.


봇제비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며 그저 양팔을 들어올리고 우는것 외엔 할 수 없었다.


이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인가…


당일, 그 시간.

근처에 있는 군 훈련장에선 봇젭국의 침략을 대비하기 위한 화력시연훈련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봇제비에 대한 무한애호에 세뇌된 봇젭국은 봇제비를 더 널리 퍼뜨리고 혐오파를 억누르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사보타주를 하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보복방어체계중 하나인 “젭카스 미사일”를 이용한 타격시연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이상하게도 전투기들은 무장없이 빈 상태로 훈련장 상공에 나타났다.


조종사들과 지상요원들은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 잠깐만… 목표위치가 이상한데?”


분명 자신은 사전에 타격 목표지점으로 설정된 곳에 폭탄을 투하했는데 실제로 투하해야 하는 지점은 다른 곳이었던 것이다.


이는 군 훈련체계에서의 착각과 애호파가 불러일으킨 참사였다.


애호파는 학대파와 혐오파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위치와 형태를 철저히 숨기는 방식을 유지했는데, 하필이면 이렇게 지어진 마을의 구조가 타격 시연 훈련장의 구조와 유사했기 때문이다.


훈련장과 마을의 거리가 가까웠던것도 착각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인적이 드문 산속에 훈련장을 만들어서 소음피해나 오발 등 대민마찰을 줄이려 했으나 이들도 봇제비마을에 대해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을 바로 인근에 훈련장이 들어섰고, 비슷한 구조의 마을과 훈련장은 오인하기 딱 좋은 상황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결국 훈련에 나선 전투기 4대가 16발의 젭카스를 뿌리며 봇제비들의 평화롭던 마을은 완전히 초토화가 되어버렸다.


상황을 뒤늦게 인지한 군의 간부들도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왔지만, 완전히 무너진 마을에 보이는건 죄다 죽거나 다친 동물들 뿐.


분노한 봇제비들이 복수를 하러 몰려들고 돌을 던지기 시작하자 군인들은 조준사격으로 응수했다.


한번의 실수로 의도치 않은 실전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어차피 상대는 사회를 어지럽히는 유해조수, 그리고 자체적으로 훈련장을 만들어주기까지 했으니 군인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결국 이 오인폭격 사고가 뉴스에 나오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훈련이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며, 전투기들이 다시 한번 원래의 훈련장을 폭격하는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면서 이들의 작전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