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창작]

봇제비) 봇제비농장

ㅇㅇ
2025-06-07 09:11:36
조회 138
추천 10
원본 URL https://gall.dcinside.com/m/bocchi_the_rock/1703915


인간이 아직 발길을 들이지 않은 울창한 숲. 그곳을 처음 발견한 것은 분홍빛 털을 가진 동물, 봇제비였다.

봇제비는 신이 나서 친구들을 불렀다. 파란 털의 료냥이, 불같은 빨간 털의 키멍이, 햇살 같은 노란빛의 니지토끼까지 네 친구가 모두 이 새로운 숲에 정착했다.

시간이 지나며 그들은 나무 열매와 깨끗한 물로 생활했지만, 더 풍족한 삶을 꿈꾸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료냥이가 조용히 말했다.

“우리가 이 숲에 제분소를 지으면, 밀을 갈아 빵도 만들 수 있어. 빵… 상상만 해도 행복하지 않아?”

모두들 동의하며 제분소 건설을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 중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삽을 들고 일한 건 바로 키멍이였다. 튼튼한 키멍이는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일했고, 제분소는 드디어 완성됐다.

그러나 축제가 끝나기도 전에 키멍이는 쓰러졌다. 땀에 젖은 이마와 고열, 기침, 그리고 점점 힘을 잃는 목소리.

“괜찮아… 난, 괜찮아….”

고통스러워하는 키멍이를 보고 료냥이가 말했다.

“내가 마차를 빌려올게! 키멍이를 인간들의 병원에 보내야 해!”

키멍이를 인간들의 병원으로 이송하는 마차를 배웅하며
모두들 키멍이가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기원했다.

마차에는 '개고기 전문 취급 연락처 xxx....' 이라는
문구가 쓰여있었지만 봇제비와 니지토끼는
글을 읽을 줄 몰랐다.




며칠 뒤, 료냥이는 친구들 앞에서 슬픈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키멍이는 치료 중에… 결국 깨어나지 못했대.”

봇제비는 말을 잃었고, 니지토끼는 하염없이 울었다. 키멍이는 항상 밝았기에, 그 빈자리가 더욱 커 보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료냥이가 고가의 베이스를 구매한 것이다.
이렇게 비싼 베이스를 살 돈이 어디서 났는지 봇제비와
니지토끼가 마음속으로 의문을 품던 중, 료냥이가 말했다.

“봐! 내가 꿈에 그리던 베이스야. 소리 한번 들어볼래?”

그 순간, 세 친구의 눈빛이 교차했다. 말은 없었지만, 무언가 묘하게 엇갈린 감정이 그 숲을 감쌌다.

그리고 ‘봇제비의 숲’에는 다시 고요한 밤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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