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일반]
소위 MZ세대 줄쟁이들에게 서운해서 몇 자 씁니다.
ㅇㅇ
2025-07-06 18:08:33
조회 72
추천 11
원본 URL https://gall.dcinside.com/m/electricguitar/3679142
일붕양, “오빠”라는 단어를 단순히 나이 숫자로만 재단한다는 건
일렉기타를 그냥 ‘소리 큰 악기’라 부르는 거랑 같지 않습니까?
오빠란 뭡니까? 나이가 중요한가요?
아니죠.
오빠란,
찢어진 청바지 사이로 시간의 먼지가 낀 그 멋.
카페 대신 오래된 리허설룸에서 빈티지 튜브 앰프 관 냄새 맡는 감성.
롱딜레이 디지털톤? 엠프시뮬 물린 가짜 프리셋?
난 볼륨 7까지 올린 블랙페이스 앰프에 리버브 한 스푼,
거기에 블루쓰 한 소절 걸어 두고 즐깁니다.
그리고 밤 11시에도 “한 잔?” 할 수 있는 체력?
그건 새벽까지 “한 곡 더?” 외치며
열 받은 진공관 식을 때까지 잼 세션 이어 갈 수 있는 내공.
클래식 깁슨 마호가니탑 에보니 지판에서만 느껴지는 중후한 멋이 살아있죠.
무엇보다,
삶의 피드백음조차 백그라운드 루프처럼 깔아버리는 여유.
이게 오빠 아닙니까?
저 40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무대에서 뛰고, 축구도 뛰고,
요즘 애들이 쓰는 슬바오, 봇제비 같은 말?
그거 처음 떠돌던 커뮤니티 시절부터 직캠으로 봤습니다.
OOTD요?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가죽 스트랩 길이 맞출지,
체크 셔츠 소매를 걷을지 고민하는 게 일상.
물론 가끔은 Z세대의 하이퍼팝 BPM엔 삑사리 날 때도 있지만…
그게 뭐 어떻습니까.
나는 늙은 게 아니라, 리마스터 중인 거니까요.
그리고 일붕양, 솔직히 말해봅시다.
만약 40살 오빠가 지갑 딱 챙겨서,
리허설 스튜디오에 맞춤 페달보드 세팅해 주며
“일붕양, 이때 와우페달 살짝 밟아줘야 클라이맥스가 살아나죠.” 한다면,
그때도 아저씨라고 하실 겁니까?
아니죠.
그때는 진공관이 부웅— 달아오르는 소리 사이로 자연스럽게 나오겠죠.
“오빠...”
나이에서 오는 경험치,
그 안에 녹아 있는 올드스쿨 감성과
리듬감 있게 밟아온 인생의 페달보드.
그건 20대, 30대 남자에겐 없습니다.
그러니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일붕양, 35살뿐만 아니라 40살도 오빠입니다.”
아니,
사실은 40살부터가 진짜 오빠죠.
왜냐고요?
앞자리가 4가 되면서야
세상이 얼마나 잡음을 품고 돌아가는지,
그걸 어떻게 EQ로 깎고, 게인으로 살려야 하는지 알게 되거든요.
그리고 그 조율된 소리를,
이제 일붕양에게도 들려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허허허.
40살 영포티, 아직 무대 위 현역입니다.
“오빠”라는 단어에 유효기간이 있다면,
저는 한정판 리이슈, 리버브와 와우페달 풀옵션으로 리뉴얼된 버전이에요.
그러니, 일붕양.
마음 편히 부르세요.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