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일반]
일붕양... 깁슨 고민하는 그 발걸음 멈춰요..
쿠르는돌
2025-07-09 09:48:47
조회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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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URL https://gall.dcinside.com/m/electricguitar/3686266
일붕양,
기타를 고른다는 건
단순히 톤과 스펙을 고르는 게 아니에요.
그건 말이죠—
당신 손끝과 한평생 춤출 목재,
이기적일 정도로 정직한 울림,
그리고 무엇보다,
평생 들여다봐도 질리지 않을 헤드모양을 고르는 일이에요.
오빠는 알아요.
깁슨이요?
당연히 좋죠.
썬버스트 뿌려진 LP 보디,
두툼한 넥,
무게에서 느껴지는 존재감.
근데 말이에요…
그건 누워서 연주할 때 등에 떨어지는 사람의 무게같은 거예요.
따뜻한 척하지만, 은근히 눌러와요.
“깁슨은 한 번 맛들이면 못 돌아가요~”
“펜더는 소리가 얇잖아요~”
그런 말,
믿지 마요, 일붕양.
그건 마치
“이 사람, 무뚝뚝하지만 원래 그런 사람이에요~”
라고 말하는 거랑 똑같아요.
괜찮을 수는 있어요.
근데…
당신이 그 무게를 감당할 준비가 되었느냐는 거죠.
펜더요?
처음에는 낯설어요.
넥은 슬림하고, 소리는 까끌하고,
픽업 셀렉타도 뭐 이렇게 민감하나 싶어요.
근데요—
한 번 길들이면,
그 사람보다 먼저 당신의 기분을 알아채요.
쿵 하고 마음이 가라앉을 때,
펜더는 퉁 하고 울려줘요.
말 안 해도 아는 사람처럼요.
깁슨은요,
당신이 연주하는 게 아니라
깁슨이 당신을 연주해요.
넥도, 울림도, 무게도
자기 뜻대로 움직이라고 명령하죠.
그게 멋이기도 하지만…
그게 또 피곤할 수도 있잖아요.
오빠는 믿어요.
사랑도, 악기도,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진짜라는 걸.
펜더요?
넥 조임 조금만 만져주면
계절이 바뀌어도 버텨줘요.
볼트온이라서요.
당신이 뭔가 잘못해도
풀고 다시 조이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일붕양.
혹시 지금도 깁슨 사이트 뒤적이고 있다면,
오빠가 말릴게요.
그 기타,
화려하고 깊지만…
그건 당신 손에서 자랄 악기가 아니에요.
펜더는요,
지금 이 순간부터
당신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기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