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23년 가을경 오랜 기안분생활 끝에 다시 기타를 잡게 되었는데요, 그때 재입문과 동시에 꽂힌 아티스트가 바로 스티비 레이 본이었죠.
몸과 마음이 여러모로 참 힘들 때였습니다. 인생의 최저점을 찍었던 때였던 것 같네요. 개인사라 구구절절 공개하기는 힘듭니다만, 한마디로 죽다 살아난 직후였습니다.
그래서 알코올과 약물중독에 빠져 말 그대로 죽을 뻔 했다가 화려하게 돌아와 불꽃처럼 살다 떠난 SRV의 서사와 연주에 더 빠져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요절한 락스타들의 음악을 듣고 있자면 필멸의 차원을 넘어선 무언가를 접하는 느낌을 받지 않던가요? 저 또한 음악의 만신전에 오른 SRV를 무척이나 동경하여 밤이고 낮이고 네 개 뿐인 정규앨범을 늘어지도록 들으면서, 제가 아직 살아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 믿음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열심히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노력 중입니다. 기타도 더 잘 치고 싶고, 인간적으로도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네요. 닿기 까마득하지만 오늘 하루가 그 경지에 이르는 데에 작은 보탬이 되는 날이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