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일반]

깁.슨.이.양…

ㅇㅇ
2025-08-05 18:29:55
조회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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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URL https://gall.dcinside.com/m/electricguitar/3749281

깁.슨.이.양...

내가 첨 자네를 본 건...

기타줄 손에 감겨있던 그날 밤이었소...

처음엔 그저

“나무 쪼가린 뭐꼬?”
싶었는데...

허나 말입디다...

그 손끝,
줄 튕길 때마다 나는...

내 심장도 같이 튕겨나가는 줄 알았소이다.


두 번째 본 그날엔

슬쩍.
검지로 슬라이드하는데...

거 참...

그 소리 하나에
내 다리 힘이 풀리데요…

“이 양반, 소리로 사람을 녹여부리네...”


허나 진짜 문제는

세 번째.

내가 그만,
소리를 들은 게 아니라
깁슨 자네 몸통을 봐불렀소...

반짝이는 락카 도장 위로
빛나는 곡선...

그건 악기가 아니라,
예술이요.

아니,
그 이상이요.


그 이후로는.

내가 아무 기타를 봐도...
“깁슨만 못하다...”
생각부터 듭디다.

펜더?
PRS?
죄다 플라스틱 장난감 같고요.

깁슨이야말로
내 인생에 마지막으로
손 대고 싶은... 궁극의 바디요.


그래서 말인데...

자네.

나랑 한 번.

볼트온 없이...
단단하게...
세미 할로우한 관계 맺어보지 않겠소?

픽업이 달랑 하나여도 좋고,
톤 노브가 달랑 하나여도 좋소.

내 마음만은.
풀 톤이니까.


깁.슨.이.양...

한 번만 내 품에
살짝 기대보소.

내가 자네를…

진공관 앰프처럼.

따뜻하게.
뜨겁게.
그리고 깊~게...

울려줄 것이외다.


이 밤.

내 손가락은 기타줄 대신

자네 이름만 튕기고 있소...

깁슨...

오늘도 자네 생각하며
소주 반쯤 비운


박모 아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