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정보]
에어로밴드 기타 절대 사면 안되는 이유
제목을 약간 어그로 끌리게 짓긴 했는데
조금 더 이 글을 쓴 목적에 맞춰서 제목을 다시 쓰자면 "에어로밴드 기타를 (입문자와 초보자가) 절대 사면 안되는 이유" 라고 쓰는게 조금 더 적합할듯 싶긴 함
지금이 추석 시즌이다보니 꼬꼬마나 학생들 중엔 분명 친척들한테 용돈받은 걸로 기타 사서 입문하려는 사람들이 꽤 있을듯 싶은데
큰맘 먹고 입문한답시고 이 기타라고 불러주기도 힘든 물건에 헛돈을 쓰는 안타까운 케이스가 나올거 같아서 쓰는 글임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물건은 "이미 기타라는 악기에 익숙해져있는 사람들을 위한 많이 비싼 장난감"이고,
입문자 초보자가 산다면 십중팔구는 돈 버리는 수준의 물건임
아래부터는 왜 내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건지 천천히 설명해줌
1. 필수적인 주법들을 칠 수가 없다
이 에어로밴드 기타의 가장 큰 특징이자 셀링 포인트는 금속 줄 대신 지판에 압력을 감지하는 실리콘이 붙어있단 거임
줄 대신 넣어놓은 저 실리콘은 부드러운 재질이니 오래 눌러도 손가락이 안 아프다! <- 이게 얘들 셀링 포인트인거지
근데 저런 구조를 채택했기 때문에 생긴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음
에어로밴드 기타의 국내 정발가는 65만원, 해외직구로 구입한다면 이것보다 약 10만원 정도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가격대임.
근데 저정도 가격대는 통기타, 일렉기타 가리지 않고 입문 가격대 악기 중에서도 상당히 준수한 빌드 퀄리티의 악기를 살 수 있을 가격대이기도 함.
게다가 요샌 국산 브랜드 입문용 악기들의 퀄리티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상향평준화돼서
어느정도 리뷰가 쌓인 그런 검증된 브랜드에서만 산다면 절대 피를 볼 일은 없음
근데 1에서 뭐라고 했지? 거의 필수에 가까운 주법들조차 하자 투성이로 구현해놓은 급의 물건인데
기왕 돈 쓰는거 그런걸로 입문하는거보단 진또배기 악기로 입문하는게 훨씬 합리적이지 않겠느냔거임
이건 통기타보다는 일렉 쪽에 조금 더 포커스가 맞춰진 부분인데,
일렉기타에서 연주 실력 만큼이나 중요한 능력이 바로 이펙터, 앰프 등등을 사용해서 얼마나 듣기 좋은 음색(톤)을 능숙하게 만들 수 있느냐임
근데 이 에어로밴드 기타는 내장 음색 라인업이 통기타 1, 통기타 2, 일렉기타 1, 일렉기타 2 ... 식으로만, 그것도 내장 사운드 9개 중에 일렉기타 선택지는 단 2개밖에 없을 정도로 자유도가 떨어지는데, 심지어 저렇게 저장돼있는 사운드를 편집하는 기능조차 지원하지 않음
백번 양보해서 어쿠스틱 악기야 그럴 수 있는데, 일렉 사운드를 저렇게 성의 없이 나눠놓고 세부 톤 세팅조차 못하게 만들어놨단 얘기는
실제 일렉기타를 운용하듯 앰프와 이펙터를 사용하듯 내가 원하는 기타 음색을 만드는게 아예 불가능하단거임
좀 더 와닿게 말하면 우리가 일렉기타하면 떠올릴만한 그런 좡좡좡 즁즁즁 거리는 멋드러진 음색을 만들 방법을 내부적으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거
물론 나중에 앱 업데이트로 톤 메이킹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면 또 모르겠는데
그런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사후 지원을 기대하느니 그냥 실제 일렉기타와 앰프를 사는게 맞을거라 봄
3에서 이어지는 내용임
이건 실제 에어로기타 전용 앱을 깔아서 신곡 차트에 들어가본거임
신곡이라고 올라와있는 곡들이 몇년도 더 전에 나온 곡들인데다
메인화면에 자랑스럽게 "매달 신곡 업데이트"라고 써놓은거 치고는 전체 곡의 갯수도 빈약함
아마 어느 순간부터 업데이트가 아예 중단된 것으로 보임
본인이 원하는 곡이 좀 최신 곡이다? 아마 높은확률로 여기에는 없는 곡일거임
실제 곡을 다운받아서 레슨을 시작하면 아주 가관임
원곡이 그대로 재생되는것도 아니고, 메트로놈 (이것도 설정 들어가서 켜야 제대로 나옴)에 보컬만 달랑 나오는 참 빈티나는 구성인데
보컬 분이 어딘지 모르게 특정 국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아주 예술적인 딕션과 발음을 구사하시는건 덤임
굳이 저런 레슨 기능에 목 매달 필요도 없는게
유튜브만 들어가봐도 이렇게 타브 악보가 포함된 플레이스루 영상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음악 이론까지 세세하게 알려주는 유튜버들이 수두룩 빽빽하다
유튜브만 사용할 줄 알아도 저기서 자랑스럽게 말하는 레슨 기능은 대부분 대체 가능하다는거
좋게 말해서 미니멀 디자인이고 나쁘게 말하면 원가절감 수준으로 디자인한 앱으로 낑낑대며 연습하느니
실제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원곡에 맞추면서 연주해보는게 훨씬 곡 습득에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게 내 의견임
실제 기타 입문자들이 정말 공부하고 연습해야할 부분들은 제대로 커버해주지 못해주는데
온갖 유명무실하고 쓰잘데기 없는 부가기능들만 가지고 입문자, 초보자용 악기라며 홍보를 하고있는 양심이 터져버린 물건이라 평가할 수 있겠음
과장이 아니라 이건 정말로 전용 앱 딸린 시크릿 쥬쥬 노래하는 기타 업그레이드 버전이나 다름이 없음
저 시크릿 쥬쥬 기타는 그래도 자기네들 제품이 장난감이라는 인식이라도 있고, 마케팅도 그런 쪽으로 하는데 반해
자기들 제품이 장난감 수준이라는 메타인지조차 못하고 초보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악질임
난 에어로밴드 기타가 아니면 절대 안된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사는걸 내가 말릴 수는 없겠지만
60만원이 대부분 사람들에겐 절대 적은 돈도 아닌데 그걸로 이렇게 초보자들에겐 적합치 않은 장난감을 사느니
그냥 실제 기타를 사는게 좋다는게 내 생각이고, 적어도 어느정도 기타 짬이 쌓인 사람들은 다들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