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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이] 스트랜드버그 이야기

프로그
2025-10-13 01:46:34
조회 56
추천 10
원본 URL https://gall.dcinside.com/m/electricguitar/3897428



저는 좌펜우깁을 보유한 심각한 빈티지 신봉자였습니다


브랜드나 악기의 오리지널리티, 근본을 항상 따져 묻는 원리주의자였지요


그런데 일마갤이 날 망쳤습니다




제가 일마갤에 있던 시절의 주딱은 키젤과 스트랜드버그 등 신문물의 소식을 들여와


아무것도 모르는 선량하고 순수한 일붕이들에게 보여주었고



스트랜드버그? 이름도 되게 이상하게 스타인버그 짝퉁 아냐? 뚱이같네 메타몽이냐?


라고 반응하던 일붕이들도


하나둘 스트랜드버그에 뇌이징을 당해 타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기타가 점점 예뻐보였고


급기야 저는 버즈비의 스트랜드버그 리뷰를 하나씩 시청하기 시작했습니다.



https://youtu.be/SAQUNMTX5wQ



그리고 문제의 영상


13분 50초, 후구오 성님의 연주로


펜더앰프에서 맥아리 없이 울리던 Pantera의 Mouth for war 리프가


마샬앰프로 바뀌자


후구오 성님과 인우 형님의 찐텐 리액션이 터져나오고 마는데


이 순간이 없었다면 저는 스트랜드버그를 사지 않았을 것입니다.



일마갤 당시 주딱과 후구오, 박인우 3인은 아마도 스트랜드버그와 함께


보이지 않는 카르텔을 형성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게 저는 깁슨과 펜더를 처분하고 스트랜드버그를 구매하여 새 기타와 함께 즐거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스톡 픽업인 써 픽업을


피쉬맨 플루언스 클래식 세트로 교체하여 너무나 맘에 쏙 들었고


바디의 목재 구성도 좋았으며


사용 편의성, 안정적인 인토네이션, 튜닝 유지력은 이전의 펜더 깁슨의 그 원시적인 것에 비할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중 판데믹이 찾아왔고


기타를 팔아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정말 팔기 싫었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뮬에 올린지 얼마 되지 않아


구매 희망자가 나타났습니다





구매자는 젊고 신사적인 프로 연주자였습니다


상대가 질릴 정도로 기타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설명해주었고


구매자는 꽤 마음에 들어하며 구매결정을 내려


거래는 깔끔하게 끝났습니다.




그로부터 시간이 지나 스트랜드버그 카페에


새로운 한국 스트랜드버그 뮤지션으로 합류하게 된 한 연주자에 대한 소개글이 올라왔습니다.


어쩐지 낯이 익었고,


글 속의 SNS를 들어가보니


제가 팔았던 그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릴스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후일담을 들어보니,


그분의 첫 스트랜드버그 경험이 저의 기타였고


(비록 픽업은 다시 써 픽업으로 원상복구 하였지만) 기타가 꽤 마음에 들어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한국 스트랜드버그 뮤지션으로 합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제가 아니었어도 어차피 일어날 일이었겠지만


그 과정에 우연히 제 기타가 초석으로서 끼어있다고 하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때 이후로도 브랜드 자체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서


지금도 스트랜드버그는 메인 기타로 계속 자리잡고 있네요





기타를 처음 시작하고서 지금까지 10년이 한참 넘었는데


모든 기타들이 다 기억에 남습니다


모든 기타들에 다 사연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스트랜드버그 이야기를 한번 써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