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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이] 나의 음악과 인생 이야기 (초장문)

Rane
2025-10-20 21:57:08
조회 114
추천 10
원본 URL https://gall.dcinside.com/m/electricguitar/3914920



(브금 선곡은 가을 감성 물씬 풍기는 걸로)


이번 2025년은 내가 취미로 음악을 시작한지 만 15년이 되는 해임

난 10살때인 2010년부터 음악을, 악기 연주를 즐겨왔고, 인생의 과반을 이렇게 살아오면서 참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음

이번 기회에는 내 음악인생의 전반과 그 과정에서 있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쭉 풀어볼까 함

그냥 누군가가 감성 꾹꾹 눌러담아 넋두리하는거라 생각하고 읽어주면 좋겠음


 
초등학생 시기 (2008년~2013년)

나한테는 누나가 한명 있음. 그리고 우리 어머니는 누나한테 경험을 많이 쌓아주고싶다는 일념으로 악기를 참 열심히도 시키셨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들어갈 쯤에는 아마 바이올린 레슨을 시켰던걸로 기억하고,

당연히 피아노 학원도 한 2년여를 보내셨음

근데 누나는 저렇게 엄마가 꿋꿋이 악기를 시켰음에도 흥미를 조금도 붙이지 못했고,

어머니도 누나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될 쯤에는 "얘는 악기 체질이 아니구나..." 하면서 미련을 버리셨다

그런데 문제가 어머니는 누나가 악기에 흥미를 못 붙였으니 나 또한 비슷하게 이쪽엔 흥미가 없을거라 생각하셨는지

나랑 같은 학년 친구들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다같이 피아노 학원에 등록할때 나는 피아노를 배우지 못했음


그렇게 초등학교 3학년이 될때까지 나는 피아노의 피 자도 모르면서 살았었는데 (건반 음조차 모를 정도였음)

내 기억이 맞다면 초3 올라가고 바른생활 즐거운생활 슬기로운생활 교과에서 음악이 별도 과목으로 분리되어 나오면서

학교 음악실에 가볼 기회가 생겼는데, 여기서 반 애들이 다 같이 모여서 피아노로 노는걸 보고

나도 갑자기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됨

근데 앞서 말했듯, 어머니는 이미 나름 돈을 들여서 누나에게 악기를 가르치려다 실패했던 쓰라린 기억이 있으셨던지라

내가 그냥 피아노학원을 가고싶다! 라고 말만 하는 정도로는 아직 확신을 못하셨었음

근데 내가 몇달을 피아노학원 보내달라고 노래를 불러대니까

결국 열심히 다니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마침내 피아노학원에 등록을 하게됐음


내가 그때 갔던 학원은 사실 정식 학원이라기보다는


같은 학년 친구의 어머니가 피아노를 전공한 주부이셔서 방과후에 집에 애들 모아놓고 간단하게 레슨을 해주는 정도였는데


거기서 피아노를 정말 내 나름대로 열심히 배웠었음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같이 피아노 레슨을 받던 친구들이 하나둘 학원을 그만두고 빠져나갈 때도 난 남아있었고


내 기억이 맞다면 무려 중학교 2학년이 될때까지도 거기 남아서 피아노를 쳤었음



그때 그 선생님이 학생들을 피아노만 치도록 한게 아니라 학생용 기초 음악 이론 문제집 같은걸 사와서 같이 풀게 하셨었음


피아노 치는건 좋았어도 그 문제집 푸는건 너무너무 싫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곁다리로 배워놓은 음악 이론 + 기초 화성학을 지금 기타 치고 음악하면서 아직까지도 써먹고 있으니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임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때쯤 케이온을 보고 일렉을 시작하고 싶었으나,


그때만 해도 일렉시작하기전에통기타무조건해야됨라이팅에 걸려들어서


낙원가서 산 통기타로 동네 청소년문화센터에서 기타를 한 서너달 치다가 1차로 폐사했음





중학생 시기 (2014년~2016년)


이미 말했듯 중학생이 되어서도 난 피아노를 계속 쳤었음


딱히 학원을 엄청 다니고 이랬던것도 아니라 방과후에 집 돌아오면 바로 교복이랑 가방 집어던지고 피아노에 앉았던걸로 기억함


중학생때는 한창 동방이랑 보컬로이드에 빠져서 그거 피아노로 치겠다고 열심히 연습을 했었는데


특히 마라시 연주를 보면서 동기부여를 많이 받았던걸로 기억함 (손 크기가 작아서 끝내 마라시식 왼손 도약 반주까진 성공하지 못했음)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마라시 커버 영상)


3학년때는 잠깐 엄마 친구 분을 소개받아서 그분한테 실용 피아노 반주법같은걸 반년 좀 안되게 약간 배우기도 했었음


뭔가 사건이 있었던건 아니고 그냥 혼자 방에서 꾸준히 피아노를 치기만 했던지라 중학생때는 딱히 풀 얘기가 없네



고등학생 시기 초반 (2017년~2018년)


중학교 졸업할때 쯤~고등학교 들어가고의 나는 갑자기 그림을 그린다고 개 나대기 시작해서


특히 고등학교 1학년 초반기엔 피아노 치는게 되게 소홀해져서 반년에서 1년정도 아예 피아노를 그만두기도 했었음


근데 어느날은 같은 반에 어떤 여자애가 음악실에서 피아노를 너무 아름답게 치길래


그걸 보고 걔랑 말좀 걸어보고 싶었어서 + 나도 저렇게 피아노를 다시 치고싶어서


집에 먼지 먹고있던 피아노를 다시 열고 연습을 개빡세게 시작했음


그나마 예전에 해놨던 짬이 있어서 두어달만에 과거 실력에 가깝게 복구시키는데는 성공해서


최종적으로 그 여자애랑 말도 좀 텄고 음악에 관심있던 같은 반 친구 몇몇이랑 친해지기까지 했었다


고등학교 2학년때는 그때 부임하셨던 음악선생님이랑 또 친해져서


맨날 쉬는시간 + 점심시간만 되면 음악실 가서 피아노 치고 음악선생님이랑 노가리도 까고 참 재밌게 살았었음




고등학생 시기 후반 (2018년~2019년)


그렇게 피아노를 열심히 치던 어느날


고등학교 2학년 2학기쯤 집이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원래 살던 곳보다 좁은곳으로 이사를 가게돼서


원래 집에 있던 업라이트 피아노도 작은 전자피아노로 바꾸고 아무튼 상황이 변하게 됨


내 방 크기도 많이 작아졌던 터라 대안으로 들였던 전자피아노도 제대로 치기가 힘들어졌는데


그렇게 피아노의 대신 하겠다고 시작한 악기가 일렉기타였음.


내 기억이 맞다면 18년도 추석때 친척들한테 받았던 용돈으로 상태 곱창난 데임 T250 뷰티 + SG15 앰프를 사와서 시작했던걸로 기억함 (DS-1은 나중에 삼)



(밴딩하면 아예 인접한 줄이 손가락 위로 타고 올라오던 그냥 개 레전드급 ㅎㅌㅊ 세팅)


물론 연습도 은근 열심히 하기는 했었지만


당시의 나는 연차를 1년도 못채워서 스모크 온더 워터 리프도 겨우 치는 기정자 오브 기정자였고


기타를 정말 제대로 시작한 뒤는 이미 수능이든 내신이든 뭐라도 준비해야 할 3학년이었던 터라 아쉽게도 밴드부 이런데는 아예 들어가지도 못해봄



그렇게 수능을 치고,


어머니가 영어 성적이 좋게 나왔는데 차라리 한국에서 대학을 가지 말고 캐나다에 유학을 가보는건 어떠냐고 권유하셔서


수능을 쳤음에도 아무데도 원서를 안넣고 그대로 캐나다로 유학을 가게 됨.


아직도 기억난다. 출국 날짜가 2019년 12월 28일이었음.


이때 유학가기 직전에 수능 끝나고 게이밍 컴퓨터 맞추겠다는 친구들한테 견적 짜주기 + 조립 서비스를 해줘서 공임비를 모으고


원래 쓰던 데임 T250까지 당근해버린 뒤에 신촌 버즈비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스콰이어 70 클래식 바이브를 샀음


영수증에 찍힌 가격대로라면 50만원이라는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가격에 사왔다


내 인생에서 딱 두번 있었던 신품깡 일렉기타 구입 중 하나가 저거였음 (나머지 하나는 24년도에 산 길드 스타파이어)




코로나 초창기 (2020년)


출국 시기를 보고 이미 짐작했겠지만


캐나다 도착하고 일주일정도밖에 안돼서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고


20년도 3월쯤 되면 이제 내가 있었던 캐나다 위니펙에도 고강도 락다운이 시작된다는 아주 전지구급 억까를 당함


원래 목표로 하던 대학조차도 대면 수업이 싹 다 종료되고 반강제로 집안에만 틀어박혀서 비대면 강의로 해야했던지라


대학 입학은 커녕 어학연수로서의 의미조차 사라져버림


그래도 이때 락다운으로 집안에서만 있으면서 기타연습을 정말 미친듯이 조졌는데 (하루 평균 4시간 5시간씩 조짐)


이때 실력이 정말 많이 올라갔음. 지금 보면 새옹지마가 따로 없다고 생각함...


저 위 영상 두개가 캐나다 유학하던 시절에 찍었던 커버 영상들인데 위에서부터 각각 2020년 2월, 2020년 5월에 찍은거


참고로 일마갤도 이때쯤 기타 연습 빡세게 조지면서 관련 정보 얻을 곳 찾다가 처음 알게됐다 (눈팅만 반년 훨씬 넘게 했었음)



그 외에도 캐나다에서 홈스테이하던 집 지하실에 목공이든 뭐든 이것저것 할수 있는 작은 작업대랑 공구들이 이것저것 있었는데


어차피 죄다 락다운걸려서 밖에 나가기도 쉽지가 않고 해서 시간이라도 떼울 경


거기서 집주인 아저씨한테 허락 받고 인생 첫 파츠캐스터 빌드를 시작함


(대충 바디에 우드퍼티 발라서 숨구멍 메우고, 마호가니색 페인트 칠하고, 오일피니쉬로 마감하는 사진)


홈스테이하던 집에서 몇킬로 떨어진 홈디포 가서 마호가니색 페인트 우드퍼티 사포 이것저것 사서 작업함



그러다가 7월 중순쯤 결국 도저히 코로나 사태가 나아질 기미가 안보여서 한국으로 귀국했고,


저 파츠캐스터도 결국 한국 도착하고 12월쯤 되어서야 완성함



코로나 중후반기 (2021년~2023년)


(21년~23년도쯤 연주영상들)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내 유학계획은 그대로 엎어졌고


거의 1년 가까운 시간을 통으로 날린게 됐음


이때 편의점이나 쿠팡 프레시센터에 주기적으로 나가서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하고 편입 목적으로 학점은행제 강의도 듣고 음악도 간간히 하면서 살았었음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니 병무청에서 신검을 받으라고 연락이 오더라고?


내가 난시가 워낙 심해서 시력 때문에 3급이 나올줄 알았는데 의외로 전혀 모르고 있었던 간수치 때문에 3급을 받았고,


저때까지만 해도 한국에선 아무런 대학도 안가고 고졸로 끝이었기에 상근으로 편입돼서 슬슬 군입대를 준비했었음



근데 수능 끝나고 캐나다 유학 준비할때쯤부터 일주일에 한두번씩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두통이 심하게 오길래


(그땐 그냥 편두통이거나 평소 자세가 안좋아서 그렇겠거니 하고 타이레놀로 버텼음)


혹시나 싶어서 입대 두어달 전쯤에 병원에 가서 CT를 찍어봤음


근데 뇌하수체에 존나게 큰 종양이 있대더라


(병원에서 병무청 제출용으로 받아놓은 내 MRI 사진임)


심지어 저게 두통이 문제가 아니라 뇌 바로 아래를 지나가는 시신경이 압박돼서 눈에 맹점도 몇군데 생겨있는 상태였다 함


저거 때문에 입대일 두달전쯤 재검 신청해서 결국 5급을 받고 전시근로역으로 빠짐


너네도 혹시 머리 깊숙한데서 심장 박동에 맞춰서 오함마로 찍어대는듯한 두통이 온다면 꼭 병원가서 검사 받아봐라


난 그나마 약물치료가 반응이 있는 편이었어서 수술 대신 약으로 치료중임


아무튼 저거땜에 의사선생님이 격한 운동으로 뇌압이 높아지면 두통이 더 심해질수 있다 하셔서 몸쓰던 쿠팡 아르바이트도 그만뒀음



다시 음악얘기로 돌아와서 이때쯤 독학으로만 하던 기타를 취미라도 조금이나 제대로 배워보려고 정식으로 집 근처 실용음악학원에 등록했는데


정말 운좋게도 여기 학원에 주기적으로 오셔서 학생들 가르치시던 브로큰 발렌타인 변지환 선생님이랑 컨택이 되어서


그분한테 대략 1년 반 좀 넘게 배우면서 또 기타실력이 엄청나게 늘었음


일단은 취미 레슨으로 등록했었는데 거의 입시 레슨에 준하게 엄청 빡세게 가르쳐주셔서


메트로놈 타임 키핑도 안되던 똥손을 최소한 사람처럼 칠 수 있는 정도로 끌어올려주심


저 위에 캐나다 유학시절까지 해서 기타실력이 말그대로 폭발적으로 좋아졌던 두번째 시기임


인생 첫 페달보드도 이때 처음 만들었고



그전까지 쿠팡에서 열심히 알바해서 모아놨던 돈으로 꿈에 그리던 깁슨도 한대 장만했음




21년도에 일마갤에서 열렸던 콜라보 1, 2도 전부 참가했었음 (각각 47초~1분 1초 구간, 8분 47초~9분 35초)



아무튼 이렇게 살다가 22년도 가을학기에 정식으로 대학에 원서내고 입학해서 다시 학업을 시작했는데


학식밴드부 들어가려고 오디션을 봤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떨어졌고


아 아직은 때가 아닌가보다 하고 폐관수련이나 더 하기로 했음


지금 생각해보니 게리 무어, 딥 퍼플 곡을 가져갔었는데 너무 기타쟁이들만 아는 곡을 가져갔나 싶긴 했다



그거랑은 별도로 내 음악 취미로 돈을 벌 수는 없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돈 받고 악보를 제작해주는 판매페이지를 열었는데


부모님한테 크게 손 안빌리고 음악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수익이 나올 정도까지 돼서 지금도 열심히 하고있음



그리고 23년도 첫째주부터 대형교회에 짧게 부속된 소규모 예배 찬양팀에서 매주 일요일마다 기타도 치고있음 (이건 지금도 하는중)


여길 나가면서 사람들 앞에서 기타를 치는게 점점 익숙해졌고, 혼자서만 기타를 칠때는 몰랐을 그런 내용들도 많이 체득하게 됐음


처음엔 나갈때마다 엄청 긴장했었는데 지금은 2년째 하다보니 뭔가 물흐르듯 하고있는 기분이 든다




 

일마갤 최초의 봇치 콜라보도 23년 중순쯤 열었었고 이걸로 힛갤도 갔었음


내 음악 인생의 고점이 갱신된듯한 기분이었기도 했고,


힛갤 서비스 종료되기 몇달전에 갔던거라 며칠동안 기분이 좋았었다



몇달 뒤에는 여전히 학교축제때 무대 서고싶다는 욕망때문에 작년에 떨어졌던 학식밴드부 오디션도 이듬해 가을학기에 다시 도전했었는데


작년에 했던 첫번째 오디션은 블루스 락 이런거 들고가서 떨어졌다 쳐도 재도전때는 진짜 메이저픽 곡 + 저 교회 찬양팀에서 기타 좀 쳤었어요 + 하기 싫은 곡도 다 즐겁게 할 자신 있아요 3단 어필까지 했는데도 가차없이 떨어졌음


학교 축제때 무대 올라보는게 버킷리스트였는데 두번이나 오디션 떨어지니까 여러모로 마음이 아프더라



현재 (2024년~2025년)

(24년 25년도쯤 연주들 중에 제일 맘에 들었던것들)


학교 열심히 다니면서, 위에서 언급했던 악보제작 아르바이트도 꾸준히 하고 있고,


기타연습도 정말 열심히 할때랑 비교하면 좀 게으르게 하고있긴 하지만 꾸준하게는 하고 있음


사정상 잠깐 그만뒀던 피아노도 제대로 다시 사서 요즘 드문드문이긴 하지만 재활도 하고있고


한국에서는 마이너한 그런 악기 하나 하고싶어서 25년도 초쯤 만돌린에도 입문함



학식밴드부 떨어져서 아쉬웠던것도


직장인밴드 비슷한데 들어가서 2,3주에 한번씩 만나서 합주하는걸로 풀고 있고,


한량같다면 한량같지만 알차게라면 또 알차게 살고 있는중임



요샌 기타도 기타지만 이펙터랑 앰프 제작하는거에 꽂혀서


매일매일 이베이에 빈티지 소자 올라오는거나 살피고 납이랑 인두기를 좀 많이 만지면서 살고있는거같다



아무튼 내 음악 역사 + 곁다리로 인생 이야기였음


다 써놓고 보니 너무 긴가? 싶긴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