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정보]

멀티 이펙터, 플러그인을 쓸 때 왜 꼭 앰프를 넣어야만 할까?

Rane
2026-08-02 01:01:46
조회 205
추천 10
원본 URL https://gall.dcinside.com/m/electricguitar/4477014




요새는 워낙에 멀티 이펙터랑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저렴하고 좋은 모델들이 잘 나오고 있는지라


대부분 뉴비들이 앰프 뭐 사야돼요? 라고 질문하면 올드비 썩은물들이 등판해서 앰프 사지 말고 멀펙이나 오인페 사라고 답변해주는 시대가 되었음



10년 전 20년 전에 비하면 정말 뉴비들이 입문하고 공부하기가 편해진거라


(입문하는 사람이 열정이 있고 이쪽 공부만 열심히 한다면) 가격 대비 선택지와 경험의 질도 훨씬 넓어진 것이기도 함




요즘 나오는 대부분 멀티 이펙터나 플러그인들은


이렇게 시그널 체인(신호 경로)에 내가 원하는 이펙터나 앰프를 끌어다 놓는 식으로


직관적으로 인터페이스 구성을 해놓은지라 뉴비들이 공부를 하고 경험을 쌓기도 정말 좋은 환경임



소리 구데기같은 저가형 똘똘이 기타 앰프에 DS-1같이 사용하기도 어려운 저렴이 이펙터 한두개 대강 연결해서


멋드러지는 소리 하나 못내고 낑낑대며 기타 연습을 하던 10년 전 20년 전과 비교해보면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편하고 만족스럽고 자유롭게 연습과 톤 만들기가 가능해졌단 말임



근데 이렇게 입문 장비의 메타가 멀티 이펙터나 오디오 인터페이스 + 플러그인 같은 양질의 디지털 장비들로 변하면서 생긴 사소한 문제점 하나가


이런 질문이 자주 보이고 있다는 점임



멀티 이펙터나 플러그인 인터페이스에서는 이펙터고 앰프고 전부 "켜거나 끌어다 놓으면 소리가 달라지는 물건 1"이 되어버리니


결과적으로 둘의 기능상 차이가 아예 사라져버리면서


저런 장비, 프로그램으로 기타를 처음 시작한 사람들 사이에선 대체 왜 앰프와 이펙터를 무조건 같이 놓고 써야만 하는지...


뭐 이런 궁금증, 어쩌면 혼란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거임



이런 장비들에서 톤을 잡을 때는 무조건 앰프가 있어야 한다는걸 어디선가 주워들어서 알고는 있고, 톤을 잡을 때도 그 원리는 따르지만


막상 왜 그래야만 하는 것인지 원리적으로는 이해를 못하고 관습적으로만 그렇게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어딘가엔 분명 있을거임


10년대 이후 출생 세대들은 스마트폰만 쓰면서 자란지라


전화 아이콘이 왜 이렇게 생겼는지를 모르기도 한다는 대목도 은은하게 떠오르는데


그만큼 멀펙터, 플러그인 같은 디지털 장비로 톤을 깎고, 커버를 찍고, 공연을 하는 것이 점점 일반화되고


역으로 무겁고 불편하고 비싼 리얼 아날로그 장비의 사용은 철저하게 비주류 메타로 가고 있기 때문일거임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럼 왜 멀펙, 플러그인에서 톤을 잡을 때


이펙터와 앰프를 꼭 동시에 시그널 체인에 놓고 사용해줘야만 할까?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말하면 멀펙터, 시뮬이 아닌 리얼 앰프와 아날로그 이펙터를 연결해서 사용할 때엔 앰프가 없으면 물리적으로 소리를 내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이고,


그러므로 그렇게 둘을 함께 쓰는 것이 과거부터 이어져온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사용법이기 때문임


멀티 이펙터와 플러그인 모두 리얼 앰프와 아날로그 이펙터를 사용했을 때의 결과물을 디지털로 재현해주는 장비이기 때문에


인터페이스와 알고리즘 전부가 실제 리얼 앰프, 아날로그 이펙터를 사용하는 것과 아주 유사하게 만들어져 있음


그러므로 우리에게 익숙한 그 소리를 내기 위해선 저 장비들을 그 디지털 환경 내에서 운용하는 것처럼 사용해줘야만 함



아래부터는 제대로 된 맥락 설명을 위해 제법 긴 앰프/이펙터 역사, 장비 발전사가 나올텐데


그냥 빠르게 읽고 싶으면 쭉 내려서 맨 아래에 세줄요약만 읽으면 됨




일렉기타는 기타 앰프라는 전용 증폭, 재생 장비에 연결을 해줘야만 우리가 아는 그런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된 악기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쇠줄 튕기는 소리 밖엔 낼 수가 없음


통기타야 울림통이 있으니까 그냥 쳐도 소리가 풍성하게 나오지만


일렉기타는 그조차도 없기 때문에 줄을 튕겨도 그냥 팅팅대는 작은 소리밖에 안나옴


그렇기에 저 당시 일렉기타에게 기타 앰프는 좀 중요도가 높은 주변 장비 정도가 아니라 그냥 필수품이었음



그리고 일렉기타가 처음 만들어진 1930년대부터 대략 1960년 초까지는


아직 지금과 같은 이펙터도 개발이 안 된 상태였기에


위 영상, 사진처럼 일렉기타를 기타 앰프에 케이블로 직결하여 쓰는 것이 전부였고, 그게 유일한 사용법이었단거



기타 앰프의 본질적인 기능은 일렉기타로부터 출력된 전기 신호를 증폭, 재생해주는 것


↑ 이 내용을 일단 첫번째로 숙지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보자



대략 1960년대쯤 몇몇 급진적인 사람들이 일렉기타와 앰프 사이에 장치를 하나 더 연결해서 소리를 변조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실제 제품이 만들어짐


이게 우리가 지금 말하는 이펙터의 탄생 배경이란거


그렇게 시장에는 다양한 이펙터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기타리스트들은 이펙터를 자기 입맛대로 사고 앰프에 연결해서 치게 됨




뭐 간결한거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들은 이렇게 이펙터 하나만 간단하게 연결해서 쓰기도 했고


톤에 욕심이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판떼기에 이펙터를 쭉 연결한 페달보드라는 물건을 만들어서


앰프에 연결해서 쓰기도 했음


(지금도 아날로그 이펙터, 앰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저 세팅을 고집함)



저때쯤 앰프 제조사들에서도 연구개발로 얻은 기술들을 엄청 집어넣기 시작하면서


앰프 제조사 간의 음색 차이나 성향의 편차도 엄청 강해져서


그냥 재생을 해준다를 제외하면 같은 기타와 이펙터를 연결해도 앰프에 따른 음색 결과물의 차이가 아주 커짐


기타 앰프에 증폭과 재생을 이어 최종 음색을 성형해준다는 또 하나의 기능이 더 추가된 것



다시 본론으로 되돌아와서...


가만 생각해보면 이펙터라는게 생각해보면 단점이 되게 많은 물건임


하나하나 사서 모으려면 비싸고


각각은 가벼운 편이어도 모아놓으면 무게도 은근 무거워서 페달보드 같은거 만들어 놓으면 어디 들고 다니기도 버겁고


저렇게 보드의 형태로 잘 세팅해놔도 어느날 저 중 하나가 갑자기 고장나거나 접촉불량으로 오작동해서 뜯어서 확인해봐야 할 수도 있음


비싸고, 무겁고, 유지/관리가 버겁다는 불편함이 있었단 거임



저런 불편함이 만연하던 가운데 누군가가 생각하길


"그냥 디지털로 페달보드 소리 재현해주는 가볍고 편한 올인원 장비를 만들어 쓰면 되는거 아님?"


(사진에 저 빨간 장비는 90년대에 나온 POD라는 멀티 이펙터임)


...그렇게 저 페달보드의 사운드를 재현해주는 초창기 디지털 방식 멀티 이펙터들이 대략 8, 90년대 정도부터 나오기 시작했음


저 당시 멀펙들은 디지털 모델링 기술이 지금만큼 농익지가 않아서 결과물에 부자연스러운 디지털 냄새가 섞여있었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긴 했지만


안에 내장된 시뮬들도 재현도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대부분 실존하는 이펙터들을 모티브로 제작되어 소리 자체는 그냥저냥 들어줄만 했고


결정적으로 무겁고 불편하고 비싼 페달보드의 상위 호환이었던 터라 이 편리함에 많은 사람들이 멀티 이펙터로 갈아탐


부피나 무게 대비 다양한 장비들의 사운드를 써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겠지



근데 저 멀티 이펙터도 시대가 흐르고 기술력도 올라가면서부터 소리도 그 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졌고


그냥 단순히 이펙터 몇개의 사운드만 재현해주는 것을 넘어서


아예 기타를 연결하면 이펙터와 앰프 전부의 사운드를 다 재현해주는 식으로 진화해버림



기타 앰프도 무겁기도 무겁고 불편하기도 불편하고 비싸기도 참 비싸다보니


어쩌면 멀티 이펙터같은 디지털 장비들이 기타 앰프를 아예 대체해버리는건 필연이었을 것임



(요새 나오는 멀펙들은 어지간한 이펙터들 뿐만 아니라 앰프 소리를 재현해주는 시뮬도 여러 종류를 내장하고 있음)


그렇게 멀티 이펙터가 기존에 기타 앰프가 하던 영역까지 야금야금 갉아먹기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멀티 이펙터를 사용할 때의) 기타 앰프의 역할은 그냥 멀펙으로 이미 다 만들어놓은 신호를 재생해주기만 하거나


멀티 이펙터를 일반 오디오 믹서나 모니터링 스피커에 연결하는 세팅도 등장하면서 기타 앰프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케이스도 흔해지고 있음


일렉기타에서 무조건 리얼 앰프를 연결해야만 소리를 낼 수 있다는 말도 점차 옛말이 되어갔다는거



(합주실 가서 멀티 이펙터를 기타 앰프에 연결해서 쓸 때 앰프 뒤쪽에 리턴 단자에 꽂으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앰프의 후면 리턴 단자에 멀펙을 꽂으면 기타 앰프를 그냥 대형 스피커처럼 쓸 수 있기 때문임


멀펙에서 미리 완성된 톤을 해치지 않고 그대로 기타 앰프와 캐비넷 스피커를 통해 뽑을 수 있는 방법이라 추천되는거)



(리얼 앰프와 아날로그 이펙터 없이 일렉기타와 순수 멀티 이펙터만으로 연주하는 데모)

요즘 만들어지는 멀티 이펙터들은 저가형 고가형 안가리고 거의 무조건 이펙터와 앰프를 거쳐 완성된 것처럼 재현된 톤을


바로 헤드폰/이어폰 단자나 PA, 믹서, 재생 장치용 라인 아웃 단자로 뽑아내주는 기능이 달려있어서


굳이 앰프를 거쳐 큰 소리로 재생을 해야만 하는 특수한 상황(ex. 합주, 공연)이나


본인이 기타 앰프 같은 아날로그 장비와 그 음색을 너무도 사랑해서 멀펙같은 디지털 사문난적을 배척하고자 하는 성향이 아니라면


실용적으로는 기타 소리의 성형, 재생 모두를 위해 기타 앰프만을 고집할 필요가 완전히 사라졌음



여튼 그래서 "기타 소리 들으려면 무조건 앰프 사야 하나요?" 라는 질문이


과거같으면 "네, 무조건 앰프가 있어야만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라는 답변이 나올 것이


지금에 와선 "아뇨, 멀티 이펙터 사서 헤드폰 꽂아다가 소리 들으셔도 되고, 그게 앰프보다 더 편해요" 라는 답변이 나오는 시대가 됨



여튼 리얼 앰프가 하던 역할을 멀티 이펙터가 이어받은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기 때문에


멀티 이펙터만 가지고 톤을 잡을 때도 여전히 저 앰프를 거친 것과 같은 사운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멀티이펙터 자체에서 내부적으로 앰프 시뮬을 어느 상황에서든 반드시 불러와줘야만 한다는 것임



앞쪽 빌드업이 좀 심할 정도로 길긴 했는데, 이게 결론임




세줄 요약


1. 원래 일렉기타는 앰프를 통해 소리를 증폭·재생하도록 설계되었고 이펙터는 중간에서 그 신호를 가공하는 장치로 발전했음


2. 현대의 멀티 이펙터와 플러그인은 이러한 리얼 앰프와 이펙터의 동작을 디지털로 재현하므로, 실제 앰프 없이도 연주가 가능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같은 원리를 따르고 있음


3. 그러므로 멀티 이펙터와 플러그인 환경에서 굳이 기타 앰프와 이펙터를 함께 사용하는 이유는 그 원본이 되는 장비와 동일한 공식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임

7es_paul
와 저런 질문이 나오는구나 요즘은 - dc App
2026.08.02 01:03:46
Rane
아무래도 실물 장비 접근성이 워낙 떨어지다보니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
2026.08.02 01:11:11
에리쏭
쭉내리고 개추 - dc App
2026.08.02 01:05:48
Rane
2026.08.02 01:11:16
포카칩2
뉴비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네 공지 안읽는 친구들도 공지 좀 읽었으면 좋겠고!!! - dc App
2026.08.02 01:12:44
Rane
ㄹㅇ이에오
2026.08.02 01:13:22
무쯔
근데 진짜 몇년전 20년대 초까지만해도 해도 기타 = 앰프가 꼭 필요하고 이펙터라는것도 있다 이런 느낌으로 접근하는게 당연했는데 엔트리급 멀펙들이 퀄리티가 빠르게 올라오면서 뉴비들 생각도 달라지는거같어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발전할지 기대됨 사실 아이폰이란것도 나온지 20년이 채 안된 물건이니까
2026.08.02 01:13:57
무쯔
기타 접었다 다시 잡으면서 스파크 고를 사가지고 쓰는데 ㅈㄴ 놀랐음 와 요즘엔 이런게 있구나 하면서
2026.08.02 01:14:30
Rane
@무쯔 스파크 고 ㄹㅇ 명기지 멀펙터의 외장 스피커가 없다는 단점까지도 완벽히 커버하는
2026.08.02 01:15:33
봇재비
텍스트로 설명하기 정말 귀찮았던건데
2026.08.02 01:16:04
Rane
ㄹㅇ 저 역사적 맥락을 알아야만 직관적으로 이해를 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
2026.08.02 01:26:57
아키야마미오
개추요
2026.08.02 01:17:23
Rane
2026.08.02 01:27:09
Cz3
캬... 좋네여
2026.08.02 01:40:05
Rane
2026.08.02 01:45:34
ㅇㅇ
그냥 일렉기타는 앰프까지가 하나의 페어고 세트임 이라고 알려주는 수밖에
2026.08.02 01:40:40
Rane
이게 맞긴 하지...
2026.08.02 01:45:21
안수파티투나잇
오 정보글 감사하지요.. 톤에 큰 욕심 없고 방구석에서만 깔짝거리는 저같은 사람은 아예 반대로 스파크나 트챨 같은 앰프만 사고 끝내버리는 경우도 많은 거 같지요. 이게 디지털로 된 앰프들이 워낙 잘 나와가지고.
2026.08.02 01:45:16
Rane
스파크나 트챨은 저 글에서 다룬 멀펙이랑은 반대로 앰프를 기본으로 이펙터를 여럿 내장해놓은 케이스임 같은듯 다른 계통이라는 말
2026.08.02 01:46:26
siho
ㅋㅋ 진짜 레전드로 궁금했던 부분인데
2026.08.02 01:45:47
Rane
2026.08.02 01:52:01
테리테리7
옛날에 드라이브만 두고 앰심 없이 flat으로 둬도 소리 나오는데 이거뭐지? 라고 생각한 시절이 있었는데 ㅋㅋㅋㅋ - dc App
2026.08.02 01:54:39
Rane
그니까 아날로그 장비들은 앰프 없으면 아예 물리적으로 소리를 내고 뭐고 헐 건덕지가 없는데 멀펙이나 시뮬은 뭐 어떻게 세팅을 해도 볼륨이 죽은게 아니면 뭐라도 소리가 출력이 되니까 뉴비들은 이게 뭔가 잘못되었단걸 모르는거같음
2026.08.02 02:06:37
ㅈㅣㅂ
2026.08.02 01:58:30
날자꾸나
2026.08.02 02:57:54
기타_히어로
이해가 쏙쏙 되잖아!!! - dc App
2026.08.02 02:59:53
피치_
2026.08.02 11:11:59
길깁순
유익해요 - dc App
2026.08.02 12:2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