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기타 마이너 갤러리
[일반]
소신발언 타이밍이냐?
며칠전에 화성학 어쩌구 올렸는데
사실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는데
좀 넘 싸가지 없을까봐 말 안했거든여
근데 왠지 지금 하고 싶어졌음
저는 항상 생각하는게 있어요
화성학은 음악하는데 필수가 아니에요
또 화성학은 알게 된다고 해서 갑자기 음악을 잘하게 되는 금단의 지식 같은게 아니에요
인간은 본디 대부분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고, 비슷한 느낌을 공유하고
그래서 음악이라는 분야에서
듣기 좋아하는 울림, 자연스러운 진행
이런 것들이 동서고금 비슷한 취향이 있어서
이 규칙을 패턴화 한게 화성학이에요
즉 화성학은
님들이 예전부터 음악을 많이 들어왔지만
그게 무엇인지 이름을 몰랏다가 이제야 이름을 알게된 것 뿐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화성학을 공부한다고 해서 갑자기 음악을 잘해지는게 아니에요
다양한 이론들이 있고 다양한 패턴이 있지만
그걸 곧이 곧대로 사용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요
우리가 음식을 할때도 설탕 소금 간장 굴소스 생각 없이 다 때려넣으면 망하잖아요
음악에서도 똑같이
조화로운 진행에서 적절한 긴장에 적절한 해소가 이루어 질 때 기분이 좋지
긴장 긴장 긴장 다 때려 넣으면 (머 의도를 했던간에) 그렇게 대중적이진 못할 꺼에요
그래서 화성학을 배우고
우리가 챙겨야하는건
이것들을 언제 어떻게 적재적소에 사용하느냐죠
저는 화성학을 언어에 비유하는걸 참 좋아해요
화성학에서 나타난 다양한 개념들은 단순히 한글, 알파벳 같은 글자에 불과해요
이 글자를 의미있게 나열해서 단어를 만들 수 있죠, 마치 코드 진행, 짧은 멜로디 처럼
그리고 단어들을 의미있게, 문법에 맞게 나열하면 문장, 말이 되는 것 처럼
적절한 코드 진행, 어울리는 멜로디를 듣기 좋게 나열하면 멋진 솔로, 노래가 되죠
언어를 잘하고 말을 잘 하려면 어떻게 말을 할 지 잘 생각해야하는 것 처럼
음악도 어떻게 표현해야 아름답게 들릴지 생각해야해요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아주 많은 경험,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해요
내가 좋아하는 곡에서 ~가 사용됐다
극적인 분위기를 살리고 싶을 때 ~라는 진행, 멜로디를 쓰면 좋더라
여기서 ~를 하면 ~한 분위기를 줄 수 있다
원곡은 ~했는데 커버곡은 ~게 했네 오 색다르네
이런 식으로 많이 들어보고 마음에 드는 울림을 기억하고 카피하고 활용해보는게 좋아요
그걸 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카피 카피 카피에요
저는 애들 가르칠 때 카피 만능 주의자거든요
(아 근데 레슨업으로 삼는 사람은 아니에요
취미로 동아리 꼬맹이들 가르치는거임)
우리가 왜 카피를 할까요
아니 무슨 곡을 카피하고 싶을까요, 왜 카피하고 싶을까요
우리가 기타를 치는 이유가 뭘까요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그 아티스트의 곡을 직접 연주하고 싶지 않나요
거기에 우리가 좋아하는 울림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 울림을 내가 연주하면 너무 기분 좋을 것 같지 않나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카피를 해야해요
카피를 하려는 곡에 내가 좋아하는 울림이 있기 때문에
그 울림을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싶기 때문에
여기서 좀만 더 첨언을 하자면
즉흥연주에 환상을 가진 분들도 많을 꺼에요
나도 고수처럼 즉흥적으로 후루루루룩 연주해보고 싶을꺼에요
그런데 실제 연주자들은 즉흥 연주를 즉흥적으로 만들어 내지 않아요
만들어 낸다가 포인트거든요
정확히 말하면, 세상에 듣기 좋은 진행, 멜로디는 이미 다 만들어졌어요
연주자들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이러한 진행에서 ~를 사용하면 좋겠다
라는 느낌으로 적절한 카드를 꺼내 사용하는 거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적재적소에 꺼낼 수 있는 카드 (릭, 프레이즈, 솔로) 가 많아야하고
그러기 위해 우리가 좋아하는 곡들을 많이 카피하여 나의 카드를 늘려 나가야해요
또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말하면
화성학에서 많은 이론들이 있지만
항상 이론대로 흘러가지 않아요
사실 제대로 말하면 이론에서 벗어나는거 까지 이론인 템플릿임 (재즈, 텐션 등등등)
인간이 듣기 좋은 울림은 다 거기서 거기때문에
상투적인 연주와 정석적인 플레이에 익숙하고 그게 듣기 좋아요
그리고 변주라는 것 (뭐 텐션 같은거)은 그러한 상투적인 것에서 벗어나는 거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깊게 공부하다보면
변주에도 패턴이 있어요
화성학 시리즈 텐션 내용 보면
도미넌트 코드에서 사용되는 얼터드 텐션들 있잖아요
그게 고전적인 음악 이론에서는 절대 말도 안되는 이론이지만
현대 음악이론에서는 화성학적인 기능을 하는 세련된 울림이잖아요
즉 변주에서도 듣기 좋은 울림은 거기서 거기라는 거고
진짜 지 맘대로 변주하겠답시고 쇠항한 불협을 만들면 듣기 싫어요
부조화 속에 조화가 있어야 비로소 듣기 좋은 법이죠
아무튼 그러한 듣기 좋은 변주를 위해서는
결국 일반적으로 상투적인 플레이를 더욱 잘 할 줄 알아야해요
무엇이 일반적인지 제대로 알고 거기서 어떻게 벗어나야하는지 제대로 알아야하는 거죠
어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화성학 공부 제대로 하라고 하는거 같네요
그래서 화성학에 대해서 너무 강박을 가질 필요 없고
걍 필요할 때 하면 되요
억지로 먹으려고 하면 체함
말이 존나 길었네요
좋은 밤 되세요 ㅂㅂ